T모바일, 메트로PCS 합병…“무선공략 박차”

일반입력 :2012/10/04 09:52

정윤희 기자

미국 4위 이동통신사 T모바일과 지역 선불사업자 메트로PCS가 합병했다. T모바일은 합병을 통해 기업규모를 키워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 경쟁자들과 무선 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美 주요 외신들은 T모바일의 모회사 도이치텔레콤이 3일(현지시간) T모바일USA과 메트로PCS의 합병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양사간 합의에 따르면 메트로PCS 주주들은 현금 15억달러와 합병회사의 주식 26%를 취득하게 된다. 나머지 지분 74%는 도이치텔레콤이 가져간다. 합작사는 T모바일의 이름을 그대로 쓰고 최고경영자(CEO) 역시 존 레저 T모바일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합병은 내년 상반기 완료될 전망이지만, 그에 앞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메트로PCS는 텍사스 지역에서 선불사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다. 우리나라서는 최근 ‘세계 최초 음성LTE(VoLTE) 상용화’ 타이틀을 놓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 경쟁을 벌인 이통사로 알려져 있다.

T모바일은 아이폰 판매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가입자를 AT&T 등에 대거 빼앗기며 고전 중인 상태다. 씨넷은 메트로PCS를 합병한 T모바일이 스프린트가 장악한 선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이치텔레콤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무선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당장 가용 주파수 대역 확보, 비상장사인 T모바일의 우회상장 효과 등이 이점으로 꼽힌다. T모바일은 지난해 주파수 대역 확보를 위해 AT&T와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반독점을 우려한 규제당국의 거부로 불발되기도 했다.

다만 양사가 합병해도 미국 이통 시장 내 순위(가입자 규모 기준)는 그대로다. 지난 6월말 기준 T모바일의 가입자는 3천300만명, 메트로PCS의 가입자는 930만명에 이른다. 이는 3위 이통사 스프린트(5천600만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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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 오버만 도이치텔레콤 CE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메트로PCS와의 합병은 미국 무선 시장에서 도이치텔레콤의 영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T모바일과 메트로PCS는 업무 운영과 기업문화 등에서 전략적으로 어울리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병 후 탄생할) 새로운 기업은 무선 업계의 리더로 회사 규모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영역과 서비스 제공 지역도 확대할 것”이라며 “특히 차세대 LTE 네트워크 분야에서의 혁신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