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승부수…日소뱅, 2위 이통사 껑충

일반입력 :2012/10/03 18:15    수정: 2012/10/04 12:34

정윤희 기자

일본 이통 시장의 소프트뱅크發 지각변동이 거세다. 3위 이동통신사업자 소프트뱅크가 이액세스(eAccess)를 인수하면서 가입자 규모면에서 2위 KDDI(au)를 단숨에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씨넷재팬 등 현지 언론은 소프트뱅크모바일이 이액세스를 인수키로 했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이액세스는 일본 내에서 ‘이모바일(e-Mobile)’을 서비스하는 4위 이통 사업자다. 인수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며, 총 인수금액은 2천억엔에 달한다. 이액세스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 흡수되며, 이후 내년 2월 25일에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씨넷재팬에 따르면 두 회사를 합친 가입자 수는 3천911만명(지난 8월말 기준)에 달한다. 해당 인수로 소프트뱅크는 3천589만명의 KDDI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뛰어오른 셈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액세스는 소프트뱅크와 같은 시기에 설립돼 함께 시장에서 경쟁하는 동시에 긴밀하게 협력해 온 사업자”라며 “앞으로 LTE가 크게 꽃 피는 시기가 될 것이라 판단해 이 시점에서의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수 결정의 이유는 아이폰5로 인한 소프트뱅크의 가입자 이탈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아이폰5 LTE 판매 후 KDDI에 가입자를 뺏기며 고전 중이다. LTE 테더링 지원을 내세운 KDDI로 가입자들이 대거 넘어간 것. 이에 소프트뱅크 역시 내년부터 테더링을 개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현재까지는 고객의 발걸음을 잡기는 다소 역부족인 모양새다.

손 회장 역시 아이폰5가 인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그는 “내년부터 테더링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순간 이액세스와의 경영 통합을 제안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네트워크는 하겠다는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이액세스 인수로 소프트뱅크는 LTE 주파수 대역을 추가 확보하게 됐다. 당초 보유한 2.1GHz 외에도 이액세스의 1.7GHz 주파수 대역을 LTE에 활용 가능하다. 해당 1.7GHz 주파수 역시 애플 아이폰5 LTE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2.1GHz에서만 LTE를 지원하는 KDDI 아이폰5보다 훨씬 원활한 데이터 통신 환경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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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는 내년 3월까지 2.1GHz 기지국을 2만개까지 늘리고 이액세스 1.7GHz 기지국 1만개를 더해, 총 3만개 LTE 기지국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손 회장은 “LTE는 이미 3~4년 전부터 준비해왔으며, 이액세스의 1.7GHz 대역을 LTE에 사용할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단순 업무 제휴를 넘어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 통합을 이뤄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