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생태계 윈도 '웹킷', 전문벤처가 사는 법

일반입력 :2012/09/28 08:45    수정: 2012/09/28 15:03

최근 iOS와 안드로이드를 업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웹 생태계를 장악한 '웹킷'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웹킷 기반 브라우저인 모바일 사파리와 크롬 등을 겨냥해 멀티미디어와 양방향 서비스, 복잡한 웹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내놓는 사례도 늘었다.

이가운데 한 국내 벤처기업이 오픈소스 웹킷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바일을 넘어 TV와 자동차 브라우저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바라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웹킷 기반 솔루션과 브라우저 전문업체 '컴퍼니원헌드레드(Company100)'다.

회사는 오픈소스 웹킷 엔진을 자체 기술로 개선해 안드로이드와 리눅스 기기용 브라우저 솔루션을 만드는 사업을 해왔다. 이 회사에서 브라우저 사업영역 개발인력 30~40명 가량이 모두 웹킷 프로젝트의 소스코드를 만들고 고치는 '컨트리뷰터(기여자)'다.

그리고 프로젝트에서 수정된 코드를 공식 저장소에 반영되도록 승인할 권한을 가진 '커미터' 서광렬 이사도 여기서 일한다. 현재 국내 웹킷 프로젝트 커미터는 5명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킷이라고 다 같지 않다

웹킷은 데스크톱 브라우저 구글 크롬과 애플 사파리부터 쓰였지만 1~2년새 세계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급증하면서 더 빨리 퍼졌다. 오픈소스라 단말기 제조사나 브라우저 개발사마다 독자적인 버전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쉽게 퍼진 셈이다.

그래서 현재 웹서비스 업체 대부분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웹킷 브라우저 단말기' 환경을 겨냥한다. 단순히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구글 안드로이드폰과 태블릿에 집중한다는 뜻이 아니다. 웹킷 기반으로 파생된 여러 브라우저 환경을 하나의 비즈니스 생태계로 인식 가능한 상황이다.

엔진이라는 소프트웨어(SW)는 웹사이트를 처리하는 일종의 '분해조립' 장치다. 브라우저에 탑재된 자바스크립트엔진은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웹킷같은 렌더링 엔진은 웹문서의 HTML 코드를 맡아 해독하고 그 결과를 화면에 표시한다.

다만 자동차가 표준화된 엔진을 쓰더라도 차종마다 그 작동방식이나 성능이 다를 수 있듯이, 같은 엔진을 쓴 브라우저들이 항상 동일한 결과를 보이진 않는다. 이는 단말기 제조사들이 내장 브라우저를 제각각 만드는데다 각자 웹킷 엔진도 그 OS에 맞게 고쳐 쓰기 때문이다.

일단 선두 모바일 플랫폼인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내장된 모바일 브라우저가 각각 자체 웹킷 버전에 기반한다. 리서치인모션(RIM)도 블랙베리에 웹킷을 썼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타이젠 브라우저도 그럴 예정이다.

브라우저 개발사가 자체 렌더링 엔진을 소유한 경우는 마이크로소프트(MS) '트라이던트', 모질라 '게코', 오페라소프트웨어 '프레스토'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이 브라우저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영역에 절대적 입지를 얻지 못했다. 웹킷 기반 자체 브라우저 기술로 '먹고사는' 컴퍼니원헌드레드의 시장 기회가 여기서 나온다.

■'TV-자동차 브라우저' 개발 시장 열리나

컴퍼니원헌드레드는 최근까지 안드로이드와 일부 임베디드 리눅스 단말기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제 TV와 자동차 브라우저 시장에서 미래 사업 기회를 엿본다.

어떤 단말기든 웹기술로 앱이나 주요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개발시 성능과 안정성을 최적화하기 위한 노하우가 중시된다. 자체 기술로 대응에 나선 대형 제조사들도 있지만, 이미 브라우저 솔루션과 오픈소스 렌더링 엔진을 전문으로 다루는 국내 벤처업체들에 관련 문의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27일 컴퍼니원헌드레드 박충의 매니저는 자체 개발한 웹킷 엔진과 코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와 리눅스용 브라우저 개선 업무를 주로 한다며 제조사중엔 구글이 직접 개조한 '크롬 웹킷'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처럼 별도의 성능 개선을 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회사가 보유한 노하우중 웹킷이 자체 지원하지 않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 기능을 만들어 구글이 개조한 크롬 웹킷보다 시각요소 처리성능을 높이는 '캔버스GL'이 있다. 이는 HTML5 2D그래픽 처리영역의 성능을 높이는 컴퍼니원헌드레드의 자체기술이란 설명이다.

애플은 오리지널 웹킷에 GPU가속 기능을 넣지 않았고 구글은 PC용 크롬을 만들며 자체 GPU가속을 구현했지만 정작 모바일용 크롬 브라우저를 개발하지 않고 있었다. 구글이 최근 모바일용 크롬을 선보이면서 컴퍼니원헌드레드의 웹킷용 GPU가속 기술안드로이드 단말기 부문 시장 기회는 다소 덜한 모습이다. 일부 제조사들이 구글에게 GPU가속 기능같은 부족한 부분을 직접 메워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컴퍼니원헌드레드는 아직 리눅스를 주로 쓰는 TV나 자동차 영역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미 진행중인 프로젝트도 몇 있다고 회사측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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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스마트TV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웹 콘텐츠와 앱을 구동하는 플랫폼 기술 탑재가 필연적이라 진단한다. 기기 사용자들은 현재 PC와 모바일의 다양한 경험과 원활한 성능에 대한 기대를 다른 장치 환경에서도 바랄 것으로 보인다. 그에 맞춘 콘텐츠와 SW를 선보이기 위해 플랫폼 의존성이 덜한 브라우저 기술과 성능이 뛰어난 웹렌더링 엔진 도입은 당연한 수순이다.

회사 치프컴퓨터사이언티스트(CCS)인 서광열 이사는 어디서 TV나 자동차 쪽 브라우저 시장에 참여중인지, 어떤 계획을 그리고 있는지 알지 못해 아직 시장 상황에 대해 어떻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도 이미 자체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국내 대기업과, 서드파티 브라우저를 만들어 공급하는 중규모 개발업체 모두 우리 고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