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목 방울달기' 오픈플로 전도사 누구?

일반입력 :2012/09/25 16:41

오픈소스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 ‘오픈플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네트워크업체의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가 오픈플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상용화 단계를 저지하려 하는 반면 HP, IBM, 브로케이드 등이 오픈플로 전도사를 자처하는 모습이다.

오픈플로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의 일종인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이다. 네트워크 장비에 데이터처리 영역만 남기고 각종 제어 기능을 컨트롤러에 집약하는 형태로 구현된다.

오픈플로 컨트롤러 SW는 각 스위치를 중앙에서 제어한다. 과거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유상으로 제공했던 고급 기능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당연히 네트워크분야 1위업체 시스코는 오픈플로의 확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구축해놓은 시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오픈플로를 주도하는 곳은 네트워크 장비업계가 아니다. 구글, 야후, 페이스북 등 대형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오픈플로 개발을 이끌고 있다. 솔루션 개발업체가 고객사의 움직임을 뒤쫓는 형국이다.

오픈플로 옹호세력 중 브로케이드는 네트워크전문업체로서 도드라지게 오픈플로를 끌어안고 나섰다. 오픈플로가 시스코 중심의 네트워크 시장 판도를 뒤바꿀 기술이란 판단 때문이다. 오픈플로가 고객의 주도로 이뤄지는 거대한 흐름이라면 막으려 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게 이득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시장 주도권이 고객으로 넘어간 상황. 살아남으려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 브로케이드의 선택은 이를 실행하는 것이었다.

■오픈플로 엔드투엔드 솔루션 완성

브로케이드는 최근 이더넷 네트워크 신제품을 발표했다. 2년전 내놨던 이더넷 패브릭(VCS) 제품군의 섀시형 모델인 VDX8770 스위치, 캐리어급 코어라우터 MLXe, MLXe 시리즈를 위한 24포트 10기가비트이더넷(GbE) 모듈, 브로케이드 ADX 애플리케이션 스위치 12.5 소프트웨어 등이 새로 출시됐다.

새로 출시된 3종류의 장비들은 모두 내년 상반기 내 오픈플로를 지원하게 된다. 이로써 브로케이드는 전통적인 네트워크 7계층의 L2, L3, L4, L7 전체를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에서 오픈플로를 지원한다.

브로케이드 VDX 8770 스위치는 물리적인 섀시 하나에 8천 포트의 물리적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며, 가상 인터페이스로 38만4천 포트를 수용하는 대규모 장비다. 수천대의 서버랙을 3~4대의 VDX8770으로 연결할 수 있다.

38만4천 포트란 대용량의 확장성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성능도 뛰어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VDX8770의 레이턴시는 3.6마이크로세컨드에 불과하다. 저지연시간(로레이턴시)으로 인기를 끈 아리스타네트웍스의 동급기종 7.5마이크로세컨드의 2배 속도다.

김현수 브로케이드코리아 상무는 “일반적인 로레이턴시 장비는 성능은 좋지만 확장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라며 “VDX8770은 성능과 확장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라고 강조했다.

VDX8770의 또다른 특징은 멀티패싱 기술이다. 브로케이드는 ASIC기술을 이용해 L1, L2, L3 단의 멀티패스 기능을 구현했다.

L1 멀티패싱은 장비와 장비 간 다이렉트 액세스에서 패킷을 쪼개 균등하게 전송하는 프레임 기반 전송을 제공한다. 이로써 한 워크로드 흐름이 특정 링크를 오래 점유하지 않게 했고,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도 방지했다.

L2 멀티패싱은 스패닝트리 프로토콜을 사용하지 않는 다중경로 기술이다. 브로케이드의 이더넷 패브릭 기술이 여기에 해당된다.

L3 멀티패싱은 외부와 연결되는 게이트웨이 단의 백본 장비 4대를 한대의 장비처럼 논리적으로 구성해 멀티패스를 확보하는 기능이다. L2 단의 트래픽이 어디서 오든 원활히 바깥의 네트워크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라우터도 SDN 적용 하이브리드 오픈플로

MLXe 시리즈는 브로케이드의 통신사급 100GbE 코어라우터 장비다. 슈퍼코어 라우터로서 슬롯당 4Tbps의 성능을 보인다. 최대 768개의 10G 포트를 지원하며, 32개의 100G 포트를 사용할 수 있다. MPLS를 비롯한 VPLS, IPv4, IPv6, 레이어3 VPN 등을 지원한다.

하이브리드 오픈플로 모드를 제공해 하나의 포트를 전통적인 네트워크와 오픈플로 네트워크 용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다.

L4/L7 스위치 혹은 애플리케이션 딜리버리 플랫폼인 브로케이드 ADX는 하드웨어 기반의 멀티테넌시 가상화를 제공한다. CPU코어, 메모리 등 모든 하드웨어를 완전히 분리해 사용하도록 했다.

브로케이드는 L4/L7 장비로는 최초로 ADX에서 오픈플로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현수 상무는 “ADX는 오버레이네트워크 기술인 VXLAN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떨어진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를 거대한 L2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라며 “VM웨어 하이퍼바이저에서 VXLAN 터널을 뚫기만 하면 ADX가 알아서 처리해준다”라고 설명했다.

브로케이드는 오픈플로의 기능과 자사의 이더넷 패브릭이 가장 좋은 궁합을 보인다고 자신한다. 이더넷의 복잡한 3계층 구조(액세스-애그리게이션-코어)를 단순화시키고, 무한확장성을 제공하는 패브릭이 SDN의 사상과 가장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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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상무는 “오늘날 클라우드 환경에서 네트워크는 강력한 성능과 함께 자동화돼야 하면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브로케이드의 솔루션 철학은 네트워크의 간결성이다”라고 요약했다.

그는 “브로케이드 솔루션은 그냥 스위치를 가져다 꽂기만 하면 알아서 다 될 정도로 단순하다”라며 “고객이 SDN, 패브릭 같은 최신 기술을 사용하고자 할 때 기존 투자를 보호하면서, 쉽게 도입, 관리할 수 있도록 단순함을 추구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