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서비스, 윈도8 침투 속도낸다

일반입력 :2012/09/24 10:45    수정: 2012/09/24 12:04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는 상용화를 1개월 앞둔 윈도8 운영체제(OS)를 겨냥해 어떤 공세를 펼치고 있을까. 크롬 브라우저와 G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를 포함한 일부 클라우드 서비스가 이미 차세대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 녹아들기 충분하다는 평가가 눈길을 끈다.

외신들은 23일(현지시각) 구글이 새 윈도 환경인 '모던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서 돌아가는 브라우저를 훌륭하게 개발중이며 이를 G메일과 다른 구글 서비스까지 연결시킬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다음달 하순 윈도8을 출시하기로 예고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그의 소프트웨어(SW) 시장을 빼앗으려는 노력이 한창인 구글은 업계 최대 라이벌 관계로 그려진다. 그간 구글의 노력은 PC용 브라우저, 웹메일, 모바일 OS 등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

일례는 윈도 사용자 상당수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대신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중이며 웹메일 서비스로 핫메일보다 G메일 가입자 수가 더 많다고 알려진 것이다. 더불어 구글앱스는 오피스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와 크롬OS는 모바일과 PC용 OS 시장에서 MS를 성가시게 만들고 있다.

MS는 구글앱스에 오피스365를, G메일에 아웃룩닷컴을 대응해 선보이며 견제에 나섰다. 윈도7 이후부터 새 OS와 함께 선보이려는 브라우저는 크롬에 대응해 빠른 속도와 웹표준 대응도 강조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동안 떠나간 사용자들을 되불러들이기엔 미흡하다는 평가다.

윈도8은 MS가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심기일전해 내놓은 결과물로 묘사된다. 회사가 터치스크린과 태블릿 환경을 겨냥해 윈도에 새로 짜넣은 '모던UI'는 경쟁자들의 모바일OS처럼 별도 설치과정 없이 즉시 사용 가능한 메일, 브라우저, 클라우드 서비스 앱을 제공한다.

이처럼 윈도 차기작에 탑재된 MS 인프라 서비스는 명백히 구글같은 경쟁자의 서비스 사용자들을 회유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구글도 앞서 개발해온 데스크톱 크롬 브라우저를 모던UI에서 돌게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것에 이어 G메일과 다른 구글 서비스를 윈도8에 투입시키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윈도8용 크롬 브라우저, 모던UI 어떻게 지원하나

초기 윈도8에서 돌아가는 크롬은 데스크톱 모드만 지원해왔다. MS는 구글과 모질라같은 브라우저 개발업체들에게 공식적으로 모던UI에서 돌아가는 '데스크톱 브라우저'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는 해당 브라우저를 모던UI 단독 실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데스크톱UI에서 실행한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환경을 모던UI의 전체화면 앱으로 표시되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공개된 크롬21 버전이 이미 모던UI 모드를 지원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윈도8 데스크톱 환경에서 실행한 뒤 프로그램 메뉴에서 '윈도8 모드로 재실행'하라고 지정해 줘야 한다. 윈도8에서 크롬을 기본 브라우저로 지정하면 그 실행 단추가 윈도8 스타일로 바뀌긴 하지만, 어쨌든 실행하면 또 데스크톱형 브라우저가 표시된다.

아직 개발자용 버전으로 나온 크롬23 버전을 쓰면 이런 번거로움이 없다. 이 버전을 윈도 기본 브라우저로 지정하면 프로그램 메뉴에 모던UI와 데스크톱 모드를 오갈 수 있는 단추가 생긴다. 여러 탭을 띄운 채 이를 실행하면 열린 모든 사이트를 한꺼번에 변환시킬 수 있다. 모던UI에 생성시킨 크롬 실행 타일은 사용자가 마지막으로 브라우저를 썼던 상태를 기억해낸다. 앞서 크롬을 종료할 때 모던UI였다면, 다시 켤 때 곧바로 모던UI로 띄워 준단 얘기다.

크롬23이 또 기존과 달라진 점은 데스크톱모드와 모던UI 환경간 사용자 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크롬21에선 2가지 환경의 사용자 정보가 별개로 유지된다. 이는 크롬21 데스크톱 모드에서 설치한 확장기능을 모던UI에서 쓸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크롬23에서는 사용자가 한쪽에 설치한 확장기능을 다른 쪽에서도 똑같이 쓸 수 있다. 이는 MS가 '플러그인 없음'을 선언한 모던UI용 IE10과의 최대 차별점으로 꼽힌다.

■윈도8로 구글 메일, 캘린더, 주소록, 메시징 쓰기

구글 서비스에 저항정신이 투철한 사용자라면 윈도8이 기본 지원하는 커뮤니케이션 앱 4종을 반길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구글 계정을 써왔다해도 '익스체인지 액티브싱크' 서비스를 통해 간단한 설정만으로 윈도8 전용 메일, 캘린더, 주소록 앱을 동기화할 수 있다.

윈도8 메일 앱은 구글 계정에 간편히 통합되며 마찬가지로 구글 캘린더는 윈도8 캘린더에, 구글 주소록은 윈도8 피플 앱에 연동된다. 다만 윈도8 메시징 앱은 대응 서비스 '구글챗'과 호환되지 않는다. MS는 메시징 앱을 '윈도메신저'와 '페이스북' 메시징 기능에만 연결되게 하고 있다.

얼핏 보면 윈도8에 구글 서비스가 효과적으로 침투하지 못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MS가 구글 서비스를 원없이 허용한 상태다. 대다수 G메일 사용자가 크롬 브라우저로 G메일을 열어보긴 하지만 윈도8 앱을 쓰면 2가지 장점이 생긴다.

우선 윈도8에 구글 계정으로 접속하면 첫화면 메일과 캘린더 앱의 '타일'에 새 수신내용과 최근 일정이 표시된다. 굳이 웹사이트나 앱을 띄우지 않아도 된다. 또 사용자는 윈도8 오른쪽에 불러낼 수 있는 '참' 메뉴를 통해 어느 상황에서든 크롬 브라우저나 다른 윈도8 앱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따로 '복사'하고 '붙여넣기'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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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구글 계정이 익스체인지 액티브싱크 연결을 지원하는 덕분이다. 웹기반 인터페이스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곧바로 윈도8 앱에 반영된다. 즉 크롬에서 G메일 사이트를 열고 주소록을 추가하더라도 윈도8 피플 앱에 해당 항목이 금세 나타난다. 또 윈도8 연락처에 쓴 새 일정은 몇 초 안에 구글 캘린더로 반영된다.

한편 다른 구글 서비스를 보면 다소 아쉬울 가능성도 있다. 일단 RSS읽기 프로그램 '구글리더' 사용자에겐 윈도8 내장 앱을 쓰도록 유도당하는 걸 수도 있다. 사용자는 윈도스토어의 여러 윈도8용 RSS 리더가운데 하나를 골라 쓰면 되는데 기존 RSS피드를 가져와 내려받거나 동기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윈도스토어에 아직 '구글플러스' 앱이 없다. 이는 구글이 아직 외부 앱 개발자를 위한 API를 공개하지 않았고 구글 스스로 윈도8용 구글플러스 앱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