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SW진출전략, 플랫폼 재발명 하지마라"

일반입력 :2012/09/13 15:16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위한 방안이 업계 화두다. 국내 SW기업에게 외국계 SW업체 지사장이 나서 현존하는 플랫폼을 활용하라는 조언을 펼쳐 눈길을 끈다.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는 13일 한일IT경영협의회(KJIT) 정기총회에 참석해 자동차도 가구도 표준화된 부품을 조립해 다양성과 경쟁력을 일구는 시대라며 SW도 이미 개발된 플랫폼을 재발명할게 아니라 글로벌 표준을 따르는 요소기술을 조합해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일 업체가 모든 영역에서 글로벌경쟁력을 필요로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배타적인 플랫폼 업체들이 소외되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표준플랫폼 채택 군집이 거버넌스와 신기술 만들어 공유하면서 차별화된 솔루션 얹어 지분 늘려가는 전략이 주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사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인 'SAP 비즈니스프로세스플랫폼(BPP)'을 예로 들었다. 그에 따르면 BPP를 사용시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조립 가능한 SW 구성요소(컴포넌트)를 활용해 기존 SI 방식처럼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응 가능하다. 기업들이 필요한 SW를 자체개발(SI)하는 경우와 시중에 나온 SW(패키지)를 구입하는 경우 각각의 장점을 합친 솔루션 구축방식으로 묘사된다.

SAP는 최근 고성능분석어플라이언스(HANA)와 자사 기업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기회의 땅으로 묘사하며 외부 개발자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DB와 연결될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플랫폼과 SAP 앱 장터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개발자 10만명을 국내서 키워내야 한다는 게 형 대표의 주장이다.

형 대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강타할 수 있었던 배경은 유튜브라는 세계적 플랫폼이 있었던 덕택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현존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경쟁력있는 SW를 내놓고 그를 통한 시장 장악력으로 새로운 표준을 덧붙여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조언은 정부와 정책입안자들이 SW산업을 바라보는 시각과 상반된다. 정부는 틈만나면 SW강국의 선결과제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든 영역을 가리지 않고 플랫폼 국산화를 역설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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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플랫폼 국산화에 대한 열망은 과거 플랫폼을 만들고 통제권을 행사하는 주체의 의지에 따라 경쟁자를 배제하고 무력화했던 시장 행태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현재는 플랫폼 소유자의 독단에 따라 그에 연결된 이해당사자들의 운명이 휘둘리는 시대를 벗어나는 추세로 묘사된다.

형 대표는 애플은 자사와 파트너의 SW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만들었지만 소비자들의 손에 의해 각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이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도록 플랫폼 생태계를 형성해왔다며 협력사와 사용자들이 개입할 여지를 남겨 튜닝을 통해 이상적 결과물을 얻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