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코리아 총판체제 전환에 서버업계 '초긴장'

일반입력 :2012/09/12 14:55    수정: 2012/09/12 16:50

델코리아가 12일부로 기업용 솔루션사업을 직접판매에서 총판체제로 전환했다. 델 창사 이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엔터프라이즈 시장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친 것이다. 한국HP, 한국IBM 등과 벌이는 경쟁 양상이 총판 유통 대결로 재편됐다.

델코리아의 직판체제 전환에 대해 업계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델이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고객층에 접근해 경쟁업체의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델코리아 측은 총판체제 전환을 한국HP의 x86서버 시장 아성을 무너뜨릴 계기로 삼는 분위기다. 국내 x86서버시장 점유율 40% 내외를 오가는 한국HP에 단기간에 접근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판단이다. 연내 한국HP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겠다는 급진적인 포부까지 흘러나온다.

정명천 대원CTS 대표는 “채널에 대한 영업지원을 강화해 영업정보 제공과 신속한 지원에 대한 니즈를 해소하겠다”라며 “델과 함께 세일즈툴과 영업정보, 교육 등을 제공해 채널이 고객영업에 전념토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방 비즈니스 활성화에 힘쓰고, 고객 기대에 부응하는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델과 함께 적극적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델코리아 총판사로서 대원CTS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유통영업은 한국HP, 시스코코리아 등에서 x86서버사업을 총괄했던 김훈 전무가 맡았다.

김훈 전무는 x86서버 분야경력 23년차의 베테랑이다. 그는 한국HP x86서버사업을 지금에 이르게 한 주인공이다. 현재 한국HP의 총판-채널 영업체제와 마케팅 등이 김훈 전무의 손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는 한국HP 시절 9분기 연속 목표실적 초과달성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김 전무는 작년 10월까지 시스코코리아 UCS사업 총괄상무로 재직하다 퇴사했다. 이후 8개월만의 현업 복귀다. 김훈 전무의 깜짝 복귀에 서버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대원CTS가 만들어낼 세일즈툴과 지원정책 등에 관심이 보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김훈 전무가 델코리아의 총판을 맡게 되면 업계에 태풍이 몰아칠 수 있다”라며 “델코리아가 본사의 솔루션 경쟁력과 국내 기업 IT인프라 시장의 유통망 특수성을 잘 결합하면 그 파괴력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델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사업의 약점은 밀접한 고객응대였다. 서버 장애 시 연락할 곳이 마땅치 않고, 서비스품질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방 사무소가 없어 수도권 이외 지역에 대한 접근도 전무하다시피 했다.

무엇보다, 델코리아는 유통비즈니스를 통해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 수월해졌다. 총판에 공급하는 유통기본가격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모세혈관처럼 확보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델코리아가 직판체제로 보유할 수 있었던 가격경쟁력이 다소 약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직판체제는 납품가격을 여유있게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데 이부분을 잃을 것이란 얘기다.

총판체제는 유통채널에 일정 수준의 마진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전처럼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델코리아가 x86서버 분야에서 빠르게 지분을 확대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가격경쟁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김종영 델코리아 채널사업본부 전무는 “앞으로 델은 두가지 형태의 파트너를 운영하는데 프로젝트 중심의 티어1 파트너와, 대원CTS를 통한 유통이다”라며 “고객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티어2 채널의 사업은 가급적 대원CTS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게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김 전무는 대원CTS의 총판체제가 안정화된 후 두번째 총판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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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원CTS는 한국HP의 컨슈머 제품 총판사기도 하다. 때문에 델코리아 총판계약을 이유로 한국HP와 결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훈 대원CTS 커머셜사업본부 부장은 “대원CTS는 고객의 필요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위해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차원에서 델의 총판이 된 것”이라며 “컨슈머 시장의 한국HP와 협력을 통한 사업은 계속 성장을 추구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