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HANA-사이베이스DB, 설익은 역할분담

일반입력 :2012/09/10 13:29    수정: 2012/09/11 09:30

SAP가 데이터처리플랫폼 전략을 가속하면서 2년전 인수한 사이베이스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과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SAP는 인메모리 기반 DBMS를 포함한 '고성능분석어플라이언스(HANA)'를 빅데이터 솔루션으로 제공한다. 이는 지난 2010년말부터 7개월간 시범 제공을 거쳐 지난해 6월말 출시됐다. HANA는 기업들이 업격하게 구별하는 온라인트랜잭션(OLTP)과 온라인분석처리(OLAP)용 DBMS 역할을 한몸에 담겠다고 예고하면서다.

OLTP용 DBMS는 일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데이터를 불규칙적으로 읽고 쓰는 영역이다. 추세파악과 다차원분석(MPP) 등 결과를 내기 위해 주기적으로 읽어들인 자료를 처리하는 OLAP용 DBMS와 역할이 상이하다.

'계정계'로 불리는 OLTP영역과 '정보계'로 불리는 OLAP영역이 통합될거란 SAP 주장에 업계 반응은 뜨거웠다. 세계 DBMS 시장을 장악한 오라클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라서다. 오라클DB를 계정계에 두고 '데이터웨어하우징'이라 불리는 정보계 DB기술을 따로 구성하는 게 일반적인 기업내 데이터 플랫폼이었다.

SAP가 HANA 출시 1년전쯤 인수한 소프트웨어업체 사이베이스도 자체 OLTP용 DB '사이베이스ASE'와 OLAP용 DB '사이베이스IQ'를 갖췄다. SAP 계획이 실현되면 오라클의 수익기반을 무너뜨리는 셈인데 그에 앞서 확보한 사이베이스의 제품도 쓸모를 잃을 것처럼 비쳤다.

앞서 사이베이스 DBMS를 써온 기업들은 SAP의 향후 계획에 신경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이에 SAP는 최근 사이베이스DBMS를 HANA 기술 개발계획에 연계시킴으로써 시장에 불거진 우려를 가라앉히려고 노력중이다.

지난주 방한한 앤서니 맥마흔 SAP 아태일본지역 DB앤테크놀로지(D&T) 수석부사장은 SAP의 실시간 DBMS 기술은 HANA 플랫폼이 핵심이라면서도 HANA 로드맵에 사이베이스가 가졌던 기술 특성을 동반케하는 계획을 담았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사이베이스ASE가 제공하는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용 고가용성(HA) 기능이나 사이베이스IQ에 구현된 대용량 데이터 압축 기술 등이 HANA 플랫폼에 들어온다. 이로써 현재 상용화된 HANA의 아쉬운 점을 보강하는 한편 즉시 배포해 쓸 수 있는 '기술 표준화'와 타사 기술과 혼용 가능하게 'SAP 의존성 제거'를 예고했다.

물론 SAP에게 이상적인 방향은 기업들이 HANA를 포함한 SAP 소프트웨어 제품을 연계해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HANA의 인메모리 특성이 지향하는 '실시간성', 과거와 차별화된 DBMS 성능을 무기로 기존 데이터마트나 DW로 구동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전략이다. 이 구상은 흔히 '데이터 속도, 용량, 다양성'으로 요약되는 빅데이터 대응전략에 직결된다.

다만 SAP가 접근 가능한 대다수 기업들은 DBMS인프라 운영과 개선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편이다. SAP 역시 타사 제품이든 사이베이스 기술이든 잠재시장에 출시된 시스템과의 연계로도 HANA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는 메시지에 성의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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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마흔 수석부사장은 장기적 로드맵에 HANA만으로 모든 비즈니스 데이터를 돌리는 내용도 들었지만 아직 고객들이 HANA 도입을 검토시 기존 전사적자원관리(ERP)용 DBMS같은 코어 애플리케이션을 교체할 생각을 하는 경우는 없다며 현재 OLTP용 DBMS는 사이베이스ASE가 충분한 몫을 한다고 보며 기업들에게도 여기서 시작해 HANA로 이행하도록 권한다고 설명했다.

즉 HANA 역할은 일단 '징검다리'로 보이는 사이베이스ASE와 구별된다. 아직 사이베이스IQ가 맡아온 DW용 DBMS 시장에서 보기에 SAP HANA와의 관계는 분명치 않다. 사이베이스ASE와 사이베이스IQ 특성을 HANA에 담겠다는 계획에서 그 입지가 축소될 것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SAP가 향후 국내외 데이터플랫폼 시장에서 HANA 전략을 어떻게 펼쳐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