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DNA'?…알고보니 인간 질병에 관여

일반입력 :2012/09/06 22:49    수정: 2012/09/07 13:33

이재구 기자

왜 쌍둥이 가운데 한 사람은 당뇨와 고혈압에 걸리는데 또다른 형제는 아주 건강할까?

과학자들이 인간게놈(유전체)의 98% 가량을 차지하는 이른바 '정크(쓰레기) DNA'가 암, 크론병 등 희귀질병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따라 이같은 질병에 대응할 의약품을 만들어 낼 가능성에도 한발 더 가까워졌다.

뉴욕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미국, 영국, 일본, 스페인, 싱가포르에 위치한 32개 연구소의 과학자 440명이 공동으로 실시한 'DNA 백과사전(ENCODE)' 연구프로젝트 결과 '정크 DNA'가 이같은 인체의 질병 발현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3년 완료된 '인간게놈지도'에 따르면 인간의 전체 유전자 중 2%에 불과한 2만 여개의 유전자만이 뼈, 피, 근육, 조직 등을 구성하는 단백질 생산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나머지 98%는 진화과정에서 형성됐다가 그 기능을 상실한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져 '정크 DNA'로 불려져 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5일 네이처, 셀, 사이언스 등에 게재된 30편의 논문을 통해 지난 5년 간 실험결과를 보고하고 약 400만개의 유전자 스위치로 이뤄진 정크DNA가 인간의 세포,기관, 그리고 신체섬유를 제어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적어도 80%이상의 DNA가 인간 신체를 구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특히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과 17가지 암, 6개의 손가락 돌연변이 등이 '정크 DNA'에 포함된 '전사 인자'의 작동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질병치료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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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환경의 변화로 전사인자가 변화하면서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쌍둥이라도 한 명은 병에 걸리고 다른 한 명은 병에 걸리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책임자인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장 이완 버니 박사는 “인간 게놈의 상당 부분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많은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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