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한국공략 재시동…KT ‘글쎄요’

일반입력 :2012/09/06 13:16    수정: 2012/09/06 14:08

김태정 기자

노키아가 전 세계를 무대로 스마트폰 반격을 선언, 한국까지 공략 대상에 넣었다. KT의 협력이 절실한데 당사자는 크게 내키지는 않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노키아는 미국 뉴욕서 스마트폰 신작 ‘루미아920’을 언론에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8’ 운영체제(OS)를 탑재했다.

조 할로 노키아 수석부사장은 “루미아 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루미아920 발표 후 노키아 주가는 핀란드 주식시장서 10% 떨어졌다.

윈도폰 성공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고, 삼성전자와 애플 등 선두기업의 신제품 공개가 임박했기에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노키아가 새로이 선보인 기능들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준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노키아는 MS와 힘을 합쳐 더 강공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루미아920이 실패하면 회사가 사라질 위기여서 분위기가 더 살벌하다.

한국서는 KT가 노키아의 우선 파트너다. 지난해 12월 ‘루미아710’을 KT가 유통했으나 몇 만대를 팔지 못해 재고 소진에 애를 먹었다. 결국 KT는 MS의 협력을 받아 루미아710 구입 고객에게 게임기 ‘X박스’를 75% 할인 가격에 제공하는 이벤트까지 열었다.

이 같은 전례를 볼 때 KT 입장서는 노키아의 구애가 달갑지 않다. 연말 애플 ‘아이폰5(가칭)’ 판매에 집중할 계획인 것도 노키아와 거리를 두고 싶은 이유다.

KT 관계자는 “고객에게 다양한 스마트폰을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 협력사들과 활발히 논의 중”이라며 “연말 출시 제품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MS가 적극 지원하면 노키아 국내 사업에 활로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MS도 국내서 윈도폰 점유율을 올려야하기에 노키아를 무시하기 어렵다. 윈도폰 사업에 뛰어든 대만 HTC는 한국서 철수했고,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우선 전략을 고수 중이다.

같은 이유로 한국MS는 국내서 노키아와 KT의 공동 프로모션을 지원하는 등 루미아710 판매량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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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측은 “윈도폰 OS는 이미 글로벌 시장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며 “한국 공략 전망도 어둡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루미아920’은 루미아 시리즈 중 처음으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3와 같은 프로세서다. 4.5인치 디스플레이(1280x768)와 870만화소 카메라 등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