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내년 출시 DB, HP 유닉스 지원"

일반입력 :2012/09/06 09:07    수정: 2012/09/11 14:57

오라클이 내년초 출시할 데이터베이스SW 신제품을 HP 아이태니엄 서버용으로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작년 3월 아이태니엄 지원 중단을 발표한 지 1년 6개월만의 번복이다.

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오라클은 내년초 출시하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12c’를 HP 아이태니엄 서버와 IBM 파워 시스템 등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라클은 작년 3월 유닉스 서버용도의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에 대한 SW 개발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인텔 아이태니엄은 HP 유닉스 서버 제품군에 사용되는 칩셋이다.

자사의 유닉스 서버에 오라클 DB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발표에 HP는 극렬히 반발했다. HP는 작년 6월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법정 소송을 제기했고, 진흙탕 논쟁 끝에 지난달 2일 1심에서 SW지원 중단 철회란 판결을 받아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 법원은 오라클에 “HP가 아이태니엄 서버 판매를 중단할 때까지 아이태니엄용 SW의 개발을 지속하라”고 판결했다.

오라클은 5일 배포한 성명서에서 “최근 법원이 오라클이 아이태니엄에 대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속하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데이터베이스 최신 버전과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며 “HP 아이태니엄 서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라클 DB 12c를 IBM 파워 시스템용과 같은 시점에 출시하겠다”라고 밝혔다.

HP 고객으로선 환영할 만한 오라클의 번복이지만 HP로선 마냥 승리선언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오라클의 SW지원중단 발표 후 18개월 동안 HP의 유닉스 서버 사업 매출은 급격히 줄었을 뿐 아니라, 서비스 사업 매출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오라클이 상황을 제자리로 돌려놨지만, HP가 입은 피해는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매출 감소량의 경우 HP는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에서 아이태니엄 서버를 판매하는 비즈니스크리티컬시스템(BCS) 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16% 감소했다고 밝혔다.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27% 줄었고, 2011년 4분기 매출은 23%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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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의 선언은 또다른 효과를 불러왔다. 또다른 유닉스 서버 경쟁사인 IBM이 편승한 것이다. IBM은 '아이태니엄은 사라지는 중이다(Itanium is Sliding Away)'란 제목의 문서를 만들어 배포했다.

또한 전체적인 유닉스 서버 시장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기업 IT담당자들은 유닉스 서버 구입하기보다 x86서버를 이용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