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상품평 알고보니 '나쁜 품앗이'

일반입력 :2012/09/03 16:47    수정: 2012/09/03 18:12

김희연 기자

오픈마켓 판매자 사이에 품앗이가 성행하고 있다. 판매자 간 상품 후기나 댓글 등을 서로 달아줘 인기 상품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는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판매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판매자 간의 쇼핑몰 품앗이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블로그 이웃 품앗이부터 문의글까지 판매자가 협력해 서로 매출 신장을 돕는 것이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후기나 문의글 등을 실제 구매하는데 참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는 소비자들을 속이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품앗이는 원래 예로부터 농촌에서 서로 도와 일손을 보태는 노동 교환의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지만 온라인 시대로 옮겨오면서 그 의미가 퇴색됐다. 오픈마켓에서 품앗이는 부정적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남겨진 댓글만 믿고 물건을 구매했다가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오픈마켓에서 이뤄지는 품앗이 형태는 다양하다. 주로 가장 많이 이뤄지는 것은 문의글 달아주기다. 많은 글이 달릴 경우, 그 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한 제품이라고 생각해 만족도가 높은 제품으로 판단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오픈마켓 판매자 가운데는 개인 쇼핑몰도 함께 운영하는 사람이 다수다. 이 때문에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블로그 품앗이다. 대형 포털 파워블로거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들을 블로그에 올려 홍보하는 경우도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광고비를 줄여 매출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블로그 품앗이는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유통채널을 운영 중인 판매자 입장에서는 다른 채널까지 홍보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판매자들 간에 서로의 상품을 칭찬해줘 블로그에 있는 다양한 판매자 유통채널의 링크로 소비자들이 유입되는데도 도움을 준다.

오픈마켓 패션의류 판매자 A씨는 “실제로 상품 밑에 글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매출에 큰 차이를 보인다”면서 “똑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댓글이 달려있는 상품이 훨씬 더 매출이 높게 나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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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픈마켓들도 품앗이를 차단할만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 있지만 실제로 올라오는 글 모두의 진위여부를 검증해내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판매자 역시 소비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예 글을 쓸 수 없도록 차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오픈마켓 한 관계자는 “판매자 간 품앗이가 성행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댓글 개수나 상품평이 노출도나 인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소비자들도 상품평만 전적으로 신뢰하고 구매하기 보다는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우선시해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