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골라 약물 전달하는 복합체 개발

일반입력 :2012/08/22 14:38    수정: 2012/08/22 17:23

송주영 기자

우리나라 연구진이 정상세포가 아닌 암세포에만 약물을 전달하고 그 과정을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는 약물전달 복합체를 개발했다. 향후 암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22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고려대 김종승 교수㊾, 경희대 강철훈 교수(51)가 공동 주도하고 고대 이민희 박사가 참여한 이 연구가 화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ACS)’지 8월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기존의 약물전달은 비선택적이었기 때문에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만드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김 교수팀은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약물전달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시도됐다. 이 연구는 미국화학회지에 표지논문, 주목할 논문(Spotlight)으로 실렸다.

기존의 약물전달 복합체는 암세포 내에서 구조나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약물을 전달했다. 약물의 전달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세포의 활성 또는 사멸 정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했다. 아울러 기존의 약물전달 복합체가 고분자나 나노입자로 만들어져 잔여물이 그대로 남아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분자가 커서 암세포까지 제대로 도달할 수 없는 등의 단점도 있었다.

김 교수팀은 암세포 지향 리간드(RGD 펩타이드)와 효소활성 등을 이용한 약물전달 복합체를 유기화학합성으로 만들어 기존의 약물전달 복합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리간드는 착물 속에서 중심원자에 결합된 이온 또는 분자의 총칭으로 배위자라고도 한다.

특히 RGD(알기닌, 글라이신, 아스팔틴산의 아미노산 서열) 펩티드는 종양과 관련된 혈관생성과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나타나며 이 부분을 인지하는 수용체가 암세포 표면에 풍부하여 효과적인 암세포 표적지향체로 작용한다.

표적지향체란 약물전달체계에서 표적 부위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약물의 흡수를 도와주는 물질로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증대시킨다.

김 교수팀은 우선 암세포에만 약물이 전달될 수 있도록 RGD 펩티드와 세포핵 내에 약물표적자를 갖고 있는 암세포 치료 약물(CPT 약물), 효소(-S-S, 다이설파이드)를 연결하고, 약물이 나올 때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형광체(나프탈이미드 형광체)를 넣어 약물전달 복합체를 만들었다.

다이설파이드는 CPT 약물이 쉽게 끊겨 암세포를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암세포에는 많고 정상세포에는 적다.

약물전달 복합체는 RGD 펩티드가 있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될 뿐만 아니라 약물표적자가 있는 핵주위로 약물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했다.

우수한 항암효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강한 항암효과로 인한 부작용, 물에 대한 낮은 용해도 , 혈액 속에서 쉽게 분해되는 문제점 등으로 실제 사용할 수 없었던 CPT(Camptothecin) 약물을 나프탈이미드 형광체와 연결한(-S-S 링커) 새로운 형태로 개발함으로써 표적부위에만 전달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효과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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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육안으로도 CPT가 암세포에만 흡수되어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모든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종승 교수는 “ 향후 다양한 질병에 맞춤형 약물을 개발하여 신개념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