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구매시스템, 글로벌 통합화가 대세

김양호, 엠로 IT사업본부 이사

전문가 칼럼입력 :2012/08/21 09:00    수정: 2012/09/13 11:50

김양호

세계 시장의 속도전 양상이 더욱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에서는 수요예측, 생산 및 판매에 대한 신속한 업무 프로세스와 의사결정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최근 세계 시장을 주 무대로 하는 국내 기업들은 효율적이고 정확하며 빠른 의사결정으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법인 및 공장마다 분산된 관리 체계와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Global Single Instance) 정보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전자, 자동차, 중공업 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두산인프라코어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의 GSI 정보화 시스템으로 평가 받는 공급망관리시스템(SCM)을 구축해 속도전의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정보화 시스템의 글로벌 통합화는 SCM 분야 중 가장 방대한 수의 국내외 공급사 및 공급망을 관리해야 하는 구매 부문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자동차부품, 기계 및 타이어 산업의 글로벌 기업인 현대위아, 만도, 한국타이어 등이 글로벌 통합 구매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는 등 구매 SCM 시스템의 글로벌 통합화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 제조사들은 1차적으로 국내 법인에 구매 시스템을 구축 및 검증을 거친 후 단계적으로 해외 법인에 시스템을 확산시키고 있다.

구매 시스템의 글로벌 통합화는 국내외 공급망을 네트워크화시켜 전세계 법인들의 조달, 재고, 구매현황, 협력사 등에 대한 데이터를 본사에서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 기업은 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전세계의 법인 및 공급망으로부터 가장 적정한 부품, 소재 및 재화를 적시에 소싱 가능하며, 글로벌 구매 전략 수립 또한 가능하다.

구매 시스템의 글로벌 통합은 공급망 대 공급망으로 펼쳐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하나의 경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기업은 구매 관련 정보를 실시간 취합, 모니터링, 관리 및 빠른 의사 결정이라는 프로세스를 통한 재화 분배로 경쟁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GSI는 구매 분야에서도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통합 구매 시스템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의 타임투마켓을 실현시키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이며, 판매-생산계획-구매의 연계 구조의 선 순환을 위한 IT 소프트웨어 인프라로 평가 받고 있다.

글로벌 통합 구매 시스템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 기업은 기준 정보와 프로세스의 표준화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지만, 이 밖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수 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지나치기 쉽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사안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각 해외법인의 시스템 적용범위 결정이다. 최고의 구매 시스템을 국내 법인에 구축했다고 해도 모든 시스템의 기능과 솔루션을 해외 법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기업은 시스템에 다양한 글로벌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를 반영하고 시스템 구축 투입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 해외법인의 시스템 적용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둘째는 각 나라별 업무 시간대의 고려이다. 시스템 구축 책임자가 글로벌 통합 시스템 설계시 각 나라별 업무 시간대를 고려하지 않으면, 구매 요청, 발주, 입고, 정산 등의 정보 매칭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시스템 업데이트나 설정에도 문제를 발생케 하여 잘 못된 데이터를 양산하게 된다.

셋째는 각 나라의 네트워크와 IT 인프라에 대한 고려이다. 해외에서 국내와 같은 IT 인프라 수준을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며, 이를 고려하지 않을 시 예상하지 않았던 데이터 전송 속도와 시스템 사용 대기 시간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넷째는 지원 언어의 결정이다. 기준 정보에 대한 일관성 유지를 위해 시스템 상에서의 활용 언어를 명확히 규정해 놓고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개발자는 언어의 명확한 규정을 통해 인쇄물, 데이터 값, 시스템 설정 등 수 많은 개발 프로세스에서 사용해야 할 언어를 고민 없이 빠르게 결정하고 개발을 진행해 나갈 수 있다.

다섯째는 현지에 대한 이해도 증진이다. 현지 이해가 부족할 경우, 국내 법인에서 검증된 프로세스라 하더라도 현지에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변화된 시스템 환경에 현지인들이 적응 가능토록 현지의 문화와 관습에 맞는 교육을 시행하고 의견 수렴 등의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구매 시스템의 GSI는 분산된 구매 정보의 통합, 프로세스의 표준화 및 빠른 재화의 분배로 기업과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이를 준비하는 기업은 국내에서 시스템의 검증도 중요하지만 해외 확산 시 수 많은 변수에 대해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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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김양호 이사는 구매 관리 및 시스템 개발 분야에서 17년의 경력을 지닌 구매 SCM 전문가이다. 김 이사는 엠로의 PM으로서 현대기아자동차, SK에너지, 현대위아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글로벌 통합 구매 시스템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