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첫 이공계 출신 대선후보로...

일반입력 :2012/08/20 18:02    수정: 2012/08/20 19:30

박근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20일 여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박근혜 후보는 사상 첫 여성 출마자이면서 사상 첫 이공계 출신(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이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4대강으로 상징되는 건설과 토목 중심의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성이 주목되는 이유이다.

실제로 그는 이날 대통령후보 수락 연설에서 IT와 과학기술을 가장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최대 이슈로 꼽히고 있는 일자리와 복지 역시, IT와 과학기술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부활”

올해 대통령 선거에 나설 모든 주자들의 공통된 공약 중 하나가 ‘IT 컨트롤타워 부활’이다. 박근혜 후보 역시 IT·과학 전담부처의 필요성을 줄곧 밝혀왔다.

박 후보는 올해초 기자간담회에서 “집권하면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운영은 이제 이공계와 과학 중심이 돼야 한다”라며 “컨트롤타워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통부와 과기부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집권 후 부처 통폐합 과정에서 사라졌다. 정통부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등으로 흩어졌고, 과기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 통폐합 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는 컨트롤타워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다. 업계는 박 후보의 대선 캠프가 꾸려 진 이후 보다 정제되고 자세한 공약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한다.

가장 구체적인 언급은 정부 3.0으로 불리는 정부조직 구상이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달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정부 3.0’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해 정부 정보공개와 활용 규모를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각 분리됐던 정부 부처별 정보를 한곳에 모아놓고, 필요한 사람이 원하는 시점에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정부 3.0 구상의 핵심으로 읽힌다. 인프라 구축과 부처간 정보공유에 대한 생각도 언급했다. 그는 “정부 통합 의사소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부처 내, 부처 간 협업 활성화를 유도하면서 부처간 칸막이를 허물어 정부 업무 효율성을 높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국가미래전략센터를 신설해 빅데이터를 이용한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IT·과학으로 일자리 창출”

박근혜 후보는 일자리 창출과 복지 문제를 IT와 과학기술로 연결시키는 모양새다. 그는 IT·과학기술이 일자리 창출형 미래 산업이란 뜻을 밝혔는데, 컨트롤타워의 필요성도 이런 생각의 연장선상으로 읽힌다.

그는 20일 대선후보 선출 후 수락연설에서 “경제 민주화, 복지, 일자리가 삼위일체를 이루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라며 “우리 강점인 정보통신기술과 과학기술을 농어업을 포함한 산업 전반에 적용해 창업이 숲을 이루고,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새누리당의 대선 공약 개발단은 박근혜 캠프의 대선공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9일 대선 공약개발을 위해 출범한 새누리당의 ‘5000만 행복본부’는 ‘국민행복’ ‘맞춤형’ ‘책임’ ‘정직’을 정하고 공약을 준비해왔다. 본부 구성 중 ▲청년희망 ▲경제키움 ▲미래도약 등의 공약단이 IT, 과학 분야 공약을 구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후보 진영에 참여하는 인사 중 눈길을 끄는 인물은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었던 이병기 서울대 교수다. 이 교수는 방통위 상임위원 사퇴 후 2010년 12월부터 박근혜 캠프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KT가 개최한 IT CEO 포럼 기조연설자로 나서 독임제의 ICT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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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시 “제조 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법제도, 정부조직을 지식 창조 산업에 부합하도록 전면 개편해야 한다”라며 “ICT 생태계를 복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ICT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정부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공개된 박근혜 캠프의 ICT 위기 극복 및 재도약을 위한 10대 전략에 따르면 ▲실효성 있는 벤처 창업 환경 ▲소프트웨어·IT 서비스 시장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공정한 경쟁 환경 ▲건강한 이용자 문화 등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