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문회사 설립 속내는…새 전략 通할까

일반입력 :2012/08/14 12:24    수정: 2012/08/14 17:06

‘물리적 통합→조직 슬림화→영업조직 통합’

KT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석채 KT 회장 취임 이후 5번째다. 이 회장이 2009년 1월14일 CEO에 선임됐으니 만 44개월 동안 5번, 8.8개월에 한 번 꼴로 조직개편을 한 셈이다.

13일 KT에 따르면 ▲3개 신설법인 설립 추진 ▲전사 인력과 자산을 활용한 영업력 강화 ▲미래성장 분야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조직개편을 실시한다.

신규 법인은 미디어콘텐츠, 위성, 부동산 등 3개 분야로 책임경영을 기반으로 한 전문회사 설립이다. 개인고객과 홈고객부문으로 나뉘었던 조직은 ‘T&C(텔레콤&컨버전스)’, ‘커스토머’로 재편된다. 또 부동산 자산의 영업활용도를 높이게 위한 ‘가치혁신 CFT’도 신설된다.■영업인력 감축 불가피

이석채號 출범 이후 KT는 KTF와 합병했다. 이후 통합과 융합화에 맞춰 조직 슬림화를 위한 조직개편이 잇따랐다.

2009년과 2010년 당시 두 차례에 걸친 조직개편에서 본사 임원의 축소와 함께 총 6천여 명의 스태프조직이 현장배치 됐으며, 326개에 이르는 지사가 236개로 통폐합됐다. 이 과정에서 약 6천명의 임직원이 명예퇴직 했다.

이는 KT-KTF의 양사 통합으로 중복된 부서의 잉여인력을 해소하기 위한 나름의 고육지책이었다.

이날 KT가 조직개편에서 유선, 무선, 법인 등으로 나뉜 42개 현장 조직을 11개 지역본부로 통합하고, 네트워크 부문 내 고객시설과 개통AS 담당 인력을 커스토머 부문으로 이관시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2009년 KT와 KTF가 물리적인 통합을 한 이후 꾸준하게 융합화 과정을 거쳤고 이번 조직개편은 그 완성판으로 인식하는 것. 영업과 현장지원조직을 통폐합함으로써 양사가 실질적인 한 몸이 됐다는 것이다.

양사의 영업조직 등이 합쳐지면서 어느 정도의 시너지 효과는 예상되지만 일정 이상의 인원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주변의 시각이다.

■미디어콘텐츠사 설립, SK플래닛 벤치마킹?

이날 KT의 조직개편에서 개인‧홈고객부문의 조직을 개편, T&C와 커스토머로 나눈 것은 유‧무선 영업조직과 현장지원체계를 통합한 것으로 요약된다.

또 부동산 자산 활용을 위한 가치혁신 CFT의 신설과 관련 전문회사 설립은 대형 통신장비로 가득 찼던 과거 전화국의 유휴 공간 등을 활용해 수익창출을 하겠다는 것으로, 그동안 KT가 계속적으로 추진해오던 과제다.

눈에 띄는 것은 미디어콘텐츠의 설립이다. 이에 대해, KT는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 글로벌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는 지난해 10월 SK텔레콤에서 플랫폼, 유통, 콘텐츠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SK플래닛을 설립한 것과 같은 행보로 풀이된다. 당시 SK텔레콤은 “5년 후 SK플래닛을 매출 3조5천억원, 기업가치 5조원의 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특히 LTE 가입자의 폭발적 증가로 올 연말 이후에는, 모바일 기반의 영상‧데이터 서비스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이를 대비한 성격이 짙다. 때문에 그동안 인터넷 사업을 접고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KTH와 관계 설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위성사업자 본격 행보

지난 2010년 12월 발사에 성공한 ‘올레1호’를 포함해 무궁화위성5호, 콘도샛(12기) 위성 등을 소유한 KT는 새 수익창출의 방안으로 위성 전문회사를 설립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미 콘도샛 위성 중계기를 통해 중동, 아프리카 지역 등에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T는, 내년 발사 예정인 ABS-2 위성 중계기 8기를 추가 확보해 아시아, 호주, 아프리카 남부지역 등 총 66개국으로 커버리지를 확대해 본격적인 위성사업자로 나설 계획에 있다.

아울러, KT는 무궁화위성5호를 통해 필리핀 위성방송사업자에 제공 중인 임대서비스, 위성인터넷서비스, 지난해 2월 인말새트사의 위성을 이용한 위성휴대전화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이외에도 KT는 위성과 케이블을 묶은 하이브리드 사업 등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위성사업이 KT에 어느 정도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 조직개편 일지]

2009년 1월14일 : ‘All new KT’ 경영철학 실현

2010년 1월18일 : 컨버전스 통한 성장주도

2011년 7월4일 : 글로벌 ICT 사업 활성화, 유무선 네트워크 품질 강화

관련기사

2012년 1월13일 : CIC 운영효율성 제고, 그룹시너지 경영강화

2012년 8월13일 : 영업력 및 미래성장 강화, 3개 신설법인 설립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