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서피스로 PC파트너와 관계 악화 인정

일반입력 :2012/07/30 10:12

MS는 지난달 윈도8을 탑재한 자체 태블릿 ‘서피스’를 공개했다. 이에 대다수 외부 전문가들은 MS와 PC제조 파트너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 분석했다. MS는 이같은 전망을 부정하며 교묘한 언어로 서피스는 파트너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MS도 서피스로 인해 파트너와 관계가 나빠질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풀한 연간 보고서에서 “서피스 기기가 OEM 파트너의 제품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파트너들의 MS 플랫폼에 대한 헌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PC제조업체와 관계 악화를 MS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MS는 PC제조업체에게 윈도 운영체제을 태블릿에 채택하도록 설득해왔다. 많은 제조업체들은 PC 수요의 감소 속에서 모바일 기기 판매를 늘리는 방법으로 MS의 최신 OS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던 차였다.

이런 상황에서 MS는 지난달 제조업체들과 협력하지 않은 자체적인 태블릿 생산을 발표했다. MS는 자사 OS를 PC 제조사에게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그들의 제품과 경쟁할 물건을 함께 판매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MS가 PC제조사에게 서피스 존재를 알린 시점도 공식 발표 수일 전에 불과했을 정도다. PC제조업체들은 MS의 발표에 경악했고, 즉각 불만을 터뜨렸다.

패트릭 무어헤드 인사이츠앤스트래지티 사장은 블로그에서 “MS는 서피스 발표 수주일 전 윈도OEM파트너사 임원급 시연회를 통해 제품 출시시기, 마케팅계획, 가격에 이르기까지 아주 상세한 비밀정보까지 캐갔다”며 “이로 인해 윈도8 기반 단말기 OEM업체들이 격노하고 있다”고 적었다.

올리버 아렌스 에이서 수석 부사장은 “서피스 태블릿을 앞세운 MS의 애플타도 전략은 실패할 것”이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서피스가 PC제조사의 참고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파트너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이었다. MS는 이후 서피스는 제조업체들의 윈도8 태블릿 생산을 부추기기 위한 행보라고 강조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외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변명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MS는 연간 보고서에서 “사용자들은 더욱 더 모바일 기기를 과거 PC에 의해 수행됐던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바꿀 것”이라며 “비록 많은 사용자들이 모바일 기기를 PC의 보완재로 보고 있다 해도, 모바일 기기의 확산은 MS 플랫폼에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끌어들이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도 적었다.

이 보고서는 MS가 새로운 OS를 출시함에 앞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 담고 있다. 점차 경쟁사로 떠나는 개발자들과 사용자를 다시 끌어오기 위해 윈도8에 얼마나 MS가 고민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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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그동안 윈도를 출시하면서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새 OS를 출시하면 PC제조사들이 제품에 담아 세상에 보급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MS는 모바일 시대 애플과 구글의 공격에 흔들리고 있고, 수십년간 유지해왔던 PC제조사들과의 공고한 동맹은 금이 가고 있다.

MS는 윈도8 출시 전부터 여러 구설수에 휘말리는 모습이다. 최근 MS 서피스의 가격이 최소 1천달러대란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 반응은 차갑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