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 젤리빈 업글…'반쪽MMS' 아쉽네

일반입력 :2012/07/28 19:09    수정: 2012/07/29 09:12

구글이 안드로이드4.1 '젤리빈'을 내놓으면서 기존 단말기 사용자들도 제조사의 해당 업데이트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최신기종 '갤럭시S3'용 젤리빈 운영체제(OS)를 다음달께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등장해 출시 10개월만에 2천만대 가량이 팔린 인기모델 '갤럭시S2'용 업데이트 여부에 쏠린 사용자 관심도 크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갤럭시S3와 함께 갤럭시S2용 젤리빈 업데이트를 위한 내부 테스트를 수행중이란 루머가 나왔다. 단말 사양이 받쳐주는 만큼 새 OS를 지원하겠다는 게 회사측 공식 입장이기도 하다.

새 OS를 장기간 지원할수록 해당 단말기의 수명과 출시 제조사에 대한 사용자 신뢰나 충성도, 재구매율도 늘어난다는 게 정설이다. 일례로 지난해 8월 공개된 UBS 자료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 재구매율은 89%에 달해 당시 HTC(39%), RIM(33%), 삼성전자(28%)를 압도했는데, 이 회사는 3년전 출시한 아이폰3GS에 새 OS를 담아 지금도 판매중이다.

더불어 애플 중고 단말기는 경쟁사 대비 감가상각 속도가 느린 편으로 평가된다. 동일한 시기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된 단말기가 향후 중고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까지 좌우하는 셈이다. 제조사의 소프트웨어(SW) 지원이 단말기의 가치에 크게 작용한단 이야기다. 제조사가 단말기 후속 지원을 외면할 때 구매자들도 등을 돌리는 한가지 이유다.

그런데 SK텔레콤용 갤럭시S2같은 국내 출시 단말기엔 그 가치를 좌우하는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미리 탑재된 통신사별 전용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나 멀티미디어메시지(MMS) 규격과 같은 통신사의 정책이라는 변수다.

■SKT-MMS, 단말기자급제·알뜰폰 이용시 '피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이전까지 국내 제조사가 만든 휴대폰에 'OMA MMS'라는 국제표준 전송방식을 따르지 않고 'SKT-MMS'라는 자체 시스템을 써왔다. 회사가 이후 출시한 갤럭시S3 등 신모델엔 모두 OMA MMS를 쓰기로 했지만 이전 국내 브랜드 단말기의 SKT-MMS 방식은 남겨둔 채다.

SK텔레콤이 OMA MMS를 처음 지원한 때는 지난 2008년말 국내에 캐다나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들이면서다. 하지만 이후에도 국제표준을 전면 지원하는 대신 SKT-MMS를 유지할 궁리에 치중해온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2010년경 해외 제조사 안드로이드폰과 2011년초 애플 아이폰을 들여오면서 OMA MMS 사용이 확대됐지만 이는 모토로라, HTC같은 사업자에게 자체 MMS 규격 탑재를 강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같은 국내 제조사 단말기에는 SKT-MMS 규격을 계속 적용해온 게 이를 방증한다.

반면 KT는 SK텔레콤보다 먼저 국내외 제조사 기종을 가리지 않고 OMA MMS를 지원해왔다. 덕분에 KT와 SK텔레콤 각사 3G통신망 가입자가 타사 출시된 국내 브랜드 단말기를 쓸 때 MMS를 제대로 못 쓴다. 즉 가입한 통신사와 일치하지 않는 단말기를 쓸 땐 규격이 다른 MMS를 보내고 받을 수 없게 된다.

지난 5월 시작된 방송통신위원회의 '단말기자급제'와 맞물려 향후 SK텔레콤으로 출시될 단말기는 국내 브랜드 모델이라도 OMA MMS를 지원할 예정이다. 그리고 신형 단말기에 전혀 쓰이지 않을 SKT-MMS 사용량은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사용자들이 MMS를 못 쓰는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계속 남는다. 이는 갤럭시S2를 포함해 SKT-MMS를 기본 탑재한 단말기가 단종될 때까지 이어진다. 안 그래도 다양하지 못한 중고 휴대폰 시장의 선택 여지를 더 좁히고 단말기자급제 확산을 방해하는 이유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같은 이유로 '알뜰폰'으로 불리는 이동통신재판매(MVNO)서비스 가입자들이 MMS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자급제나 알뜰폰 확산을 뒷받침하려면 기존 SKT-MMS용 단말기로 출시된 스마트폰의 경우 OMA MMS도 쓰이게 바뀌어야 한다. 특정 소수를 배려한다는 차원을 넘어, 사용자들이 공기계 선택시 SKT-MMS를 써야하는지 OMA MMS를 써야 하는지 신경쓰지 않을 수 있어야 된단 얘기다.

■KT SK텔레콤, 소극적 대응이 근본 문제

소수의 사용자들은 자구책을 통해 MMS 송수신을 쓰고 있다. KT에 가입하고 SK텔레콤 단말기를, SK텔레콤에 가입하고 KT 단말기를 쓰면서다. 일부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어떤 방법을 적용하면, SKT-MMS와 OMA MMS 서버를 모두 갖고 있는 SK텔레콤의 가입자는 KT단말기에서 MMS 송수신을 모두 쓸 수 있다. OMA MMS 서버만 가진 KT의 가입자는 SK텔레콤 단말기에서 MMS를 보내기만 할 수 있고 받을 수 없다.

SK텔레콤측은 이같은 기술적 조치로 MMS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실토했다. 자사 가입자가 OMA 전용 단말기로 SKT-MMS를 송수신하거나 KT 가입자가 SK텔레콤 단말기로 OMA MMS를 보내는 게 불가능할거라 단정하고 지원 방안에 대해 고민한 적이 없다는 얘기다.

사실 사용자들이 이런 자구책을 쓸 경우 '루팅'이나 시스템 설정 조작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조사나 통신사가 서비스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또한 편법적으로 단말기 SW를 변형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단말기 사후지원을 거부할 수도 있다.

27일 SK텔레콤측에 이같은 문제를 들어 해당 사용자들이 MMS를 정식으로 쓸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 없는지 물었다. 회사 관계자는 대다수 가입자들은 대리점을 통해 (약정을 동반한) 단말기 구입을 하고 있어, 문의한 유심기변 가입자들과 같은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사례에 해당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조치는 별도로 논의해야 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입장에는 국내서 단말기자급제나 알뜰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전제가 깔렸다. 자사가 국제표준과 호환되지 않는 자체 MMS를 유지하느라 해당 제도 확산에 지장이 있다는 사실도 개의치 않는 태도다.

KT도 단말기 SW를 변형하는 행위에 대한 정식 서비스는 불가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유심기변 가입자들의 불편을 인지하고 있었다. KT 관계자는 MMS 호환성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수년 전부터 계속 이통사에 (강제가 아닌) 권고해온 사항이라며 MMS 호환에 대한 규제기관 권고와 고객 불편이 예상됨에도 SKT-MMS를 탑재하고 사용자 목소리에 적극 대응치 않는 SK텔레콤측에 가장 근본적인 잘못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SK텔레콤이 현재 SKT-MMS를 쓰는 단말기에 OMA MMS 방식을 소급 적용한다면 KT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타사 유심기변 사용자를 위한 조치 의향이나 SKT-MMS 시스템 운영을 지속할 시한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갤럭시S2가 향후에도 온전히 MMS를 지원하지 않는 단말기로 비친다면, 최근 루머처럼 젤리빈 업데이트가 나와봤자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긴 요원하다. 얼마전까지 삼성을 비롯해 국내서 SKT-MMS를 지원해온 제조사들 모두에게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