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이 우리 통신 기술 안 훔쳤다면..."

일반입력 :2012/07/26 09:32    수정: 2012/07/27 08:33

남혜현 기자

애플이 삼성전자가 디자인 특허를 침해해 3조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자 삼성은 애플이 우리 통신 기술을 훔치지 않았다면 단 한대의 아이폰도 못 팔았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애플이 첫번째 아이폰을 발표하기 20년전부터 삼성은 휴대폰을 개발해 왔다며 삼성의 무선 통신 기술의 혜택이 없었다면 애플은 아이폰을 단 한대도 팔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들은 오는 30일 미국서 열리는 특허침해 본안 소송을 앞두고 양사가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발췌한 것이다. 공개된 문서를 살펴보면 삼성은 지난 1991년경 모바일 통신 기술을 개발한 이후 오늘날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에 삼성의 특허 기술을 적용했지만, 이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 측은 문건에서 애플은 플래시 메모리, 메인 메모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에 삼성의 특허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플은 삼성이 주장하는 무선통신 특허 로열티 2.4%가 타기업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다른 라이선스 사용자들에 특허 로열티를 2.4%까지 요구한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은 삼성에 지불해야 할 로열티 수준이 0.0049달러에 불과하다고 그 범위를 축소했다.

애플 역시 전날 공개된 문서에서 삼성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과 유사한 방식을 선택해 경쟁하려 했다며 애플에 금전적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삼성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자리를 빼앗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삼성 모바일 제품 판매로 애플이 입는 손해가 약 25억달러(약 2조8천6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이 애플과 유사한 디자인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갤럭시탭 출시를 강행했다고도 주장했다. 애플이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2010년 삼성전자에 'P1'과 'P3' 태블릿(현 갤럭시탭과 갤럭시탭10.1)이 아이패드와 너무 유사하다고 경고했으며, 아이패드와 P3를 서로 구분할 수 있게 디자인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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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에는 삼성의 제품 디자인 개발팀이 '유감스럽게도' 갤럭시S가 구형 아이폰 모델과 '비슷하게 보인다'고 언급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유출된 애플측 내부 문건에 아이폰 디자인이 소니 등 다른 기기 제조사들의 디자인을 빌려왔다는 점이 나타나 있다며 누구나 차용할 수 있는 공개 디자인을 놓고 삼성을 스마트폰 시장에서 배제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