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위 “MBC 파업 책임져야”…방통위 질타

일반입력 :2012/07/25 15:32

정윤희 기자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은 불참하고, 방송통신위원장은 없는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여야 의원들을 가리지 않고 MBC 파업사태에 대한 추궁이 잇따랐다. 방통위가 MBC의 최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를 임명하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 권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방관만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실무진들이 MBC 파업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파업 자체는 노사문제로 방통위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지난 2월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적사용 문제가 불거진 이후 6개월이 넘도록 방통위와 방문진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신경민 의원은 “현재 김재철 사장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된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며 “170일 이상의 파업을 방치하고 배임 혐의에 대해 방치한 것은 방통위원장 역시 종범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동원 의원 역시 “방통위는 방문진에 대한 감시 책임과 권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나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았다”며 “방통위원장의 직무유기와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장병완 의원도 “방통위는 지금까지 눈 감고 있다가 법무부 장관이 해당 건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확인해주니까 이제 와서는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된다고 하는 것이냐”며 “방통위가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진행 중인 사안으로 방통위가 중간에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윤관석 의원은 이 위원장의 답변에 대해 “위원장은 결과를 기다린다, 보고를 못 들었다 등 계속 피할 문제가 아니다”며 “방송계 수장으로서 대책을 세우고 수많은 도덕적 해이를 저지른 김재철 사장에 대한 제재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달로 예정된 새 방문진 이사 구성도 도마에 올랐다. 임기가 끝난 여당 출신 방문진 이사들이 모두 연임을 위해 이사 후보 공모에 신청서를 냈기 때문이다. 심지어 김재우 이사장이 벌써부터 자신의 연임이 확정됐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병완 의원은 “MBC 파업사태에 책임이 있는 방문진 이사들이 반성은커녕 연임을 신청했다는 것은 아주 뻔뻔한 행동”이라고 비난했으며, 신경민 의원도 “김재우 이사장은 방송에 대한 전문성이 없으며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데도 연임을 신청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경필 의원은 “현재 구조로는 KBS, MBC 사장 등의 인선에 대통령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통령 권력의 향배와 상관없이 중립적인 방송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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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는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의 불출석이 논란이 됐다. 김 이사장은 방문진 정기이사회를 이유로 이날 문방위 회의에 불참했다.

최재천 의원은 “MBC 사태의 핵심이 되는 방문진 이사장이 불출석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여야 간사 합의에 따라 김 이사장을 출석시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