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삼성에 '자바 라이선스' 요구?

일반입력 :2012/07/24 17:49    수정: 2012/07/25 09:01

“자바 라이선스에 대해 계속 요구하겠다.”

24일 방한한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오라클이 삼성전자 등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에 라이선스 사용료를 요구할 것이란 추측이 여러 내신을 통해 보도됐다. 하지만 이는 다소 과장된 해석으로 보인다.

오라클은 2009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로 획득한 자바(Java) 특허를 이용해 2010년 구글에 안드로이드 OS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년간 공방끝에 최근 오라클이 패소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마크 허드 사장은 자바 기술에 대한 오라클의 투자의지와 가치를 언급했다. 그는 “자바는 오라클이 집중 투자하는 기술이자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핵심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구글과 진행한 특허 소송에 대한 질문에는 “소송중인 사안에 답할 수 없다”라고 못박았다.

라이선스에 대한 언급은 가장 나중에 나온 발언이다. 그는 특정 기업명을 지칭하지 않았으며, 구글 소송과도 연결해 발언하지 않았다. 기자의 질문에 삼성이 포함됐을 뿐이다.

오히려 허드 사장은 자바 라이선스에 대한 오라클의 소유권 주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바는 1990년대 만들어진 오픈소스 프로그래밍 언어로, 자바커뮤니티프로세스(JCP)란 연합체에서 개발된다. JCP의 규격을 따르면 자바와 호환되는 다른 구현체를 만들 수 있다. 오픈소스인 아파치 하모니가 대표적인 예다.

이 때 제3자가 만든 구현체가 자바 표준과 호환된다는 걸 승인하는 권한은 JCP에 있다. 그런데 오라클은 상황에 따라 자바 호환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 자바 기술에 대한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 오라클이기 때문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 개발 당시 자체 VM인 ‘달빅VM'을 자바VM 구현에 포함된 기술 특허를 사용했다. 또한 안드로이드 전체를 설계할 때 자바 프로그래밍언어 API 구조와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혐의도 함께 받아 저작권 침해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결국, 마크 허드 사장의 ‘라이선스’는 구글과의 소송 당시 기술 특허와 API저작권, 2가지에 대한 '사용료'와 '침해 배상 비용'을 함께 가리키는데, 일반적인 라이선스 개념으로 알아들으면 단순히 자바 호환 기술을 다룰 수 있는 권한을 뜻하는 중의적 표현이다.

때문에 마크 허드 사장의 라이선스 요구에 대한 언급을 특허소송전의 확대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더구나 오라클과 구글의 소송이 아직 현재진행형이란 점, 침해제기 대상이 제조업체가 아닌 구글이란 점에서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라이선스를 요구한다는 해석은 비약이다. 어떤 맥락이든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을 다그칠 만한 연결고리는 희미하단 얘기다.

무엇보다, 오라클은 휴대폰 제조업체가 아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과 경쟁관계도 아니다. 만약 오라클이 구글과 소송에서 승리해 라이선스를 받게 되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안드로이드폰 판매가 늘어날수록 라이선스 지불 규모가 늘어나므로 오라클에 이득이다. 제조업체에 특허침해에 따른 소송을 제기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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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라이선스에 대한 일반적인 의사표현일 수도, 직접 소송대상인 구글과 싸움을 계속하기 위해 항소하겠다는 의사표현일 수도 있다. 최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해도 구글과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한국오라클 측은 마크 허드 사장의 발언은 안드로이드에 대한 오라클의 자바 라이선스 요구를 지속하겠다는 뜻일 뿐 제조업체에 요구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