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이 밤 10시에 목 매는 이유

일반입력 :2012/07/21 21:56    수정: 2012/07/22 12:11

김희연 기자

하루 중 홈쇼핑 채널에서 가장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골드타임'은 언제일까? 바로 공중파 주요 뉴스가 끝나는 밤 10시 전후다. 홈쇼핑 PD들이 자신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의 채널 이동(재핑)이 시작되는 시간, 불과 2~3초 안에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재핑이란 TV를 보는 시청자들이 채널을 바꿔가며 광고를 피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 보는 시청습관을 말한다. 이는 케이블, IPTV 채널수가 증가하면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청행태다.

홈쇼핑 업계에게 밤 10시가 특별한 이유는 꾸준히 시청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9시 메인뉴스 시청자들이 채널 이동을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다수 사람들이 퇴근 후 집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이기도 한다.

보통 밤 9시 주요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메인 뉴스는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자랑한다. 뉴스가 끝난 후, 시청자들을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바꾼다. 이때 공중파 방송 사이에 위치한 홈쇼핑 방송이 2~3초간 시청자 시야에 들어온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이때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후문이다. 이는 곧 매출로 직결된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재핑이 발생하는 짧은 시간 내 쇼호스트와 PD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채널이 돌아가는 찰나의 순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쇼호스트의 멘트나 움직임, PD의 화면 연출력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야만 시청자를 잡아둘 수 있다고 한다.

뉴스가 끝난 후 2~3초의 순간이 중요한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주요 방송사 드라마가 방영되기 직전, 광고를 피해 재핑을 하는 시청자들 역시 홈쇼핑에게는 잠재 고객이다. 9시 뉴스가 끝난 후부터 드라마 시작 직전까지 5~10분간의 시간이 홈쇼핑에게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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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들이 이 시간에 편성하는 상품들은 주로 디지털기기, 가전, 컴퓨터, 뷰티, 보험 등이다. 디지털기기, 가전, 컴퓨터가 편성되는 것은 구매 자체가 남성이나 가족 취향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뷰티의 경우는 홈쇼핑 주요 시청자가 여성이라는 점을 염두해 퇴근 후 귀가한 직장인 여성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 편성된다.

GS샵 김용재 PD는 “홈쇼핑 PD들은 공중파채널을 모니터링하며 생방송을 진행한다”면서 “공중파에서 프로그램이 끝나고 광고를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상품 핵심정보만 5~10분 정도 준비해 설명하는 등 재핑 고객을 잡기 위해 탄력적으로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