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OLED 기술 유출' 난타전

일반입력 :2012/07/16 15:03    수정: 2012/07/16 15:12

정현정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사건과 관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사건이 LG디스플레이 전사 차원의 조직적 범죄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고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이 사건의 심각성을 과장하고 있다며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반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6일 오전 삼성 서초사옥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검찰 조사로 LG디스플레이의 조직적인 기술유출 범죄가 밝혀졌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피해사실을 규명하고 LG디스플레이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삼성측이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 기소 사실 만으로 강도 높은 공식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심재부 삼성디스플레이 커뮤니케이션팀 상무는 LG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력 부족을 단기간에 만회하기 위해 고위 경영진이 삼성의 기술과 핵심인력 탈취를 조직적으로 주도했다면서 이는 전사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치밀하게 공모해 저지른 중대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손해배상청구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피해사실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관련자 및 책임자에 대한강력한 인사조치와 부당 스카우트한 인력에 대한 퇴사조치를 비롯해 최고 경영진의 사과 등 LG디스플레이의 책임있는 후속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에서 긴급 기자 브리핑을 갖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사건의 의미를 과장하며 자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역시 회사의 일반적인 정보수집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영업비밀 유출 여부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게 LG측 주장이다.

이방수 LG디스플레이 경영지원그룹 전무는 대부분 기술유출 사건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함에도 LG디스플레이의 어떤 직원도 구속되지 않았고 인사팀장과 기술인력 등도 기소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 경쟁사의 주장처럼 이번 사건이 첨단기술 유출이나 인력 부당유인 등 중대한 사안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가능한 법적조치를 포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삼성은)겸찰 수사 과정을 언론에 홀리거나 진행 중인 수사 내용을 확정된 범죄인양 호도하고 자료 배포 등을 통해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행위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사건을 통해 OLED 양산을 위한 핵심기술인 스몰마스크스캐닝(SMS) 증착 기술과 박막봉지 기술 등이 유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기술을 개발을 위해 1조2천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기술유출로 수십조원의 시장잠식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조씨에 의해 전달된 정보가 LG디스플레이의 기술 방식과 달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을 뿐더러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기술의 실체 역시 불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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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은 전직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연구원 조씨는 상사와의 갈등으로 퇴직을 결심하고 헤드헌터를 통해 LG디스플레이로 이직을 시도했다며 LG디스플레이는 전직금지기간을 고려해 조씨의 이직을 보류하는 대신 협력사인 야스(YAS)에 취업을 알선하고 컨설팅 계약을 맺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 삼성전자 출신 조모씨는 이 과정에서 OLED TV 제조기술 정보 등을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LG디스플레이 측에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의 산업기술을 설명하는 세미나를 진행해 협력업체 측에 이를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