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퍼포먼스, 컴퓨팅 영역 중심으로 떠오르다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환경 변화①

일반입력 :2012/07/16 14:13    수정: 2012/07/16 15:14

A사 IT 인프라를 운영하는 김 팀장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최신시스템을 도입하고 최신 버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성능최적화작업을 했는데 무언지 모를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탓이다. 최근 회사의 데이터 사용량이 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데이터 활용에 대하 고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데이터 증가야 저장장치 용량 증설로 해결하면 되지만, 데이터를 조금 더 빠르게 이용하게 해줄 솔루션이 그에게 필요하다. 그는 최신 인프라 속에서 무언가 하나를 놓쳤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입출력(I/O) 성능을 개선하는 부분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최근 기업들은 전체 IT성능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유난히 기업들이 더욱 더 빠른 IT인프라를 원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비즈니스 민첩성을 지원하는 핵심으로 IT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1마이크로초, 1나노초 차이에 사업 승패가 갈리는 치열한 비즈니스 환경이 IT인프라의 속도 개선에 열을 올리게 만든다.

현재 업계와 기업 IT관리자의 관심사는 I/O에 쏠려 있다. 더는 CPU나 메모리, 하드디스크 업그레이드만으로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높일 수 없다고 결론 났기 때문이다.

I/O는 그동안 CPU, 메모리, 스토리지 사이의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 수준으로 다뤄졌다. 여러 기능요소 중 하나(One of them)로 고려된 만큼 기업들은 I/O에 특별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

하나의 시스템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려면 CPU와 메모리, 메모리와 디스크, CPU와 디스크 등 각 자원을 연결하게 된다. 전체 시스템이 성능 향상을 달성하려면 구성 및 기능이 조화를 유지하면서 함께 개선돼야 한다.

예를 들어 CPU 클럭수를 두배로 높였다고 해도 하드디스크 속도가 함께 늘어나지 않으면 애플리케이션 성능은 기대만큼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는다. PC의 CPU가 아무리 빨라져도 부팅속도는 1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CPU 성능의 향상에 비해 하드디스크의 성능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드디스크 성능을 좌우하는 디스크암의 한계 탓이다. 떨어져 있는 구성요소를 연결하는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

I/O 성능개선이란 I/O 레이턴시(Latency)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이다. 기술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저장하는 요소인 CPU, 메모리, 하드디스크의 중요한 세 단계에서 발생하는 I/O 레이턴시를 줄이는 것이다.

I/O 레이턴시를 줄이려면 CPU 업그레이드와 애플리케이션 튜닝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SSD 채택만으로는 부족하다. SSD와 메모리 사이의 레이턴시를 줄이는 방안이 더 필요하다.

SSD 등의 플래시 메모리 솔루션은 마이크로초 수준의 액세스 레이턴시 성능을 보장한다. 여기에 더해 I/O 액셀러레이터가 핵심기술 중 하나로 떠오른다. 솔리드스테이트메모리(SSM)다. 플래시 카드 형태의 SSM I/O 액셀러레이터로 대표적인 게 퓨전IO의 제품이다. 대용량 고속 저장장치로는 HP의 VMA(가상 메모리 어레이)가 대표적이다.

이창훈 한국HP 엔터프라이즈그룹(EG) BCS사업부 부장은 “스토리지에 많이 사용되는 SSD보다 8천 마이크로초 이상 I/O 레이턴시를 줄일 수 있는 SSM은 최신 기술의 집합체”라고 말했다.

SSD는 스토리지 컨트롤러와 디스크 간 또 다른 병목을 유발하지만, SSM은 다이렉트 액세스를 통해 더 빠른 성능을 보장한다. SSM은 싱글레벨셀(SLC)과 멀티레벨셀(MLC)로 나뉘는데 기업용 스토리지 미디어로 SLC가 쓰기 성능과 내구성 면에서 더 적합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수의 SSM 플래시 카드를 집결시킨 HP VMA는 SSD와 HDD를 혼합한 외장형 스토리지를 대체하는 대용량 저장매체다.

이창훈 부장은 “다수의 HDD 스핀들로 구성된 FC SAN 스토리지보다 더 빠른 I/O 처리 성능을 필요로 하는 애플리케이션과, 대용량 RAM에 데이터를 탑재해 성능을 높인 경우 시스템 장애와 중단에 따른 데이터 손실을 고민하는 경우 SSM 어레이가 유용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토리지 병목현상으로 인해 장착된 멀티 프로세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CPU 사용률이 낮을 경우나, 애플리케이션 튜닝과 최적화 후에도 만족스러운 응답 속도 및 처리 성능을 얻지 못한 경우도 I/O성능을 높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SSM을 통해 I/O 레이턴시를 최소화하면 어느 분야에서 효과를 낼까. 애플리케이션의 빠른 응답속도를 요구하는 OLTP 업무, 시간 단축을 위한 배치성 업무, 실시간 응답을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 등이 대표적인 분야다.

SSM을 활용한 I/O 성능개선은 시스템 구성요소들의 성능을 병렬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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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 레이턴시 관련 기술은 트렌드를 따라가는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기술이다.

IT인프라에 요구하는 고객 요구사항이 이처럼 I/O 퍼포먼스로 몰리면서, 모든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은 대응 의무를 지게 됐다. SW 발전과 함께 하드웨어 기술도 I/O 성능개선을 향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막후 경쟁이 향후 IT 솔루션업체의 승자를 가를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