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친환경 인증 거부 …이유가?

일반입력 :2012/07/09 14:42    수정: 2012/07/09 17:08

송주영 기자

애플이 친환경 제품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한다. 앞으로의 디자인 방향은 친환경 프로그램의 요구사항과는 달리 애플의 독자적인 방향에 맞추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의 CIO저널 등에 따르면 지난 달 말 애플은 비영리 기구인 전자제품 친환경성 평가프로그램(EPEAT)그룹이 부여하는 녹색 인증 취득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애플은 제품 중 39개 제품이 EPEAT에서 녹색 인증을 받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맥북프로, 맥북에어 등이 모두 EPEAT 녹색 인증을 받았으며 아이맥은 골드 등급까지 획득했다.이런 애플이 EPEAT 지원을 중단한 것은 신제품의 특성 때문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새 맥북프로 등이 EPEAT 기준에 미달되기 때문이다.

EPEAT 요구사항 중 핵심은 전자기기 제품이 분해되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부품도 재활용이 가능해야 한다.

반면 애플의 신제품은 배터리, 유리기판 등이 포장재, 기판에 접착된 형태로 돼 있어 EPEAT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애플은 자사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변형 그린 제품 표준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녹색 인증을 부여하는 EPEAT는 미국 환경보건국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공인 단체다. EPEAT는 “구매자들에게 환경에 대한 책임과 혁신을 보여주는 제품에 대한 선택권을 주기 위한 환경 등급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EPEAT 인증 제품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미 정부는 대기업들이 필요한 물품의 95% 이상을 EPEAT 인증 제품으로 구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포드, 미국 민간의료보험사, 대학 등도 이 프로그램 지원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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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가운데 애플이 프로그램 지원 중단을 전격 발표했다.

EPEAT CEO 로버트 프리스비는 “애플은 중요한 지원자였다”며 “EPEAT 공정에 따른 제품을 생산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실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