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비축 본격화…전세계 초비상

일반입력 :2012/07/09 11:05    수정: 2012/07/09 17:06

정현정 기자

세계 희토류 공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희토류 비축을 시작하면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희토류 생산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과의 마찰도 점쳐진다.

지난주 중국증권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희토류의 중요성을 인식해 전략적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희토류 비축에 나섰다.

희토류란 란탄, 세륨, 디스프로슘, 스칸듐 등 희귀 광물질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들 광물질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패널의 터치패드 화면에 가는 선 형태로 심어져 터치기능은 물론 전도성과 투명성을 제공하는 핵심소재로 활용된다. 게다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풍력발전 터빈엔진용 첨가물질로도 사용되는 등 첨단제품과 친환경 제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면서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도 불린다.

이처럼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공급량의 대부분을 전세계 최대 희토류 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강력한 수출 통제 방침에 따라 각국의 희토류 확보가 더욱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외교·안보 문제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번 발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국가재정을 투입해 희토류 가격이 낮을 때 집중적으로 비축하고 가격 관리에 개입할 방침을 밝힌 것이다.

비축작업은 중국 정부의 자금을 받은 기업이 위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희토류 생산과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쿼터제를 시행하면서 사법당국을 통해 모든 불법적인 채광을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자원 부존량 유지와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희토류 생산과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번 밝혀왔다. 지난해 5월 ‘희토산업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위한 의견’을 발표하고 희토류 전략 비축체제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달 20일에 발간된 ‘희토류 백서’에서는 “자원 부존량이 세계 23%인 중국이 희토류 공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며 부당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 매체들도 중국의 수 년 전 50% 이상을 차지하던 희토류 부존량이 지난 4월 30%에 그치고 있다며 위기감을 조성하는데 거들고 나섰다.

동시에 중국의 이러한 정책 행보는 주요 희토류 소비국인 미국과 일본의 불만을 사고 있다. 세계 희토류에 90%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이 공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데다 장기적으로 희토류 무기화가 본격화될 경우 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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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은 지난 달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정식으로 중국을 제소한 상태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희토류는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풍력발전용 터빈, 조명, 자동차, 석유화학 등 미국 제조업 각 분야와 미국산 제품에 사용되는 필수적인 자원”이라며 “중국은 WTO에 가입하면서 희토류 등 광물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에 대해 이미 동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