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vs 라인 전쟁…"게임서 승부"

일반입력 :2012/07/04 09:37    수정: 2012/07/04 18:21

전하나 기자

모바일 메신저 경쟁이 라인과 카카오톡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승부는 이들 메신저가 주된 수익모델로 내세운 스마트폰 게임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 가입자수가 4천500만을 돌파하며 5천만 카카오톡을 바짝 쫓고 있다. NHN 관계자는 “이 속도대로라면 가입자가 내달 중 5천만을 넘어설 것”이라며 “연말까지 1억명 확보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라인과 카카오톡의 실질적인 수익 경쟁이 시작됐다. 승부처는 게임이다. NHN과 카카오는 모두 스마트폰 게임을 연동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는 오는 17일께 게임센터를 오픈하고 위메이드 등 5∼6개 게임사의 스마트폰 게임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NHN 역시 게임빌과 코나미·스퀘어에닉스·다이토 등 일본 유수 개발사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수익화를 돕기 위해 ‘라인 코인’ ‘카카오 초코’라는 사이버머니도 적용했다. 이용자들은 채팅 중 바로 게임 앱을 즐기고 결제도 간편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두 업체가 팽팽한 기 싸움을 펼치는 가운데 분위기는 일단 라인의 판정승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카카오톡에 비해 해외 사용자 수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라인은 해외 이용자 수가 전체 가입자 중 90% 이상을 차지한다.

NHN이 우선 공략 지역을 일본으로 정한 것도 한 몫 한다. 업계에선 일본 유료 앱 시장 규모가 한국의 다섯 배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라인과 카카오톡의 일본 사용자는 각각 2천만명과 230만명으로 압도적인 차를 보인다. 라인은 이미 일본서 대중적인 소통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얼마 전 일본 내 인지도를 조사한 설문조사에선 ‘최고의 앱’에 선정됐다.

카카오는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면서도 국내 시장에 우선 치중한 반면 NHN은 일본서 먼저 라인을 출시하며 현지화에 집중한 결과다.

일본 내 라인의 폭발적 성장에 카카오의 고민도 크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라인이 일본에서 TV광고까지 내보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 가입자 규모가 크게 벌어졌다”며 “하반기 일본 시장에 힘을 쏟을 계획인데 TV광고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거론돼온 카카오톡 게임센터 오픈 일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것 또한 카카오측의 부담이다. 일각에선 게임을 연동했을 때 카카오가 감당해야 하는 서버 문제나 기술력이 미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해당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개발사 관계자는 “카카오가 API를 게임 앱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게임 사업에 처음 진출하는 카카오와 달리 NHN은 한게임을 통해 오랫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무기로 내세운다.

국내 게임 개발사들도 라인 채널에 반색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일본 법인을 설립해 시장 개척에 힘써온 게임빌은 NHN재팬과 제휴, 라인을 통해 자사의 탄탄한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제공할 계획이다. 같은 해 4월 출시돼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게임 ‘버즐’은 라인으로 해외 재진출을 모색한다. 향후 해당 게임의 IP를 활용한 라인 스티커도 판매될 계획이어서 부가가치 창출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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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김석민 연구원은 “라인은 유저 기반, 다양한 연계 서비스, 수익화 여부라는 세 가지 플랫폼 구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며 “특히 플랫폼 사업자 의지 뿐 아니라 콘텐츠 사업자와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라는 점에서 NHN이 실력 있는 게임 개발사 등을 파트너로 맞은 것은 성공의 근거”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선 라인이 카카오톡에 밀렸지만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