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첫 윈도8 태블릿 ARM칩 안 써...왜?

일반입력 :2012/07/01 08:01    수정: 2012/07/01 14:27

손경호 기자

HP가 올해 처음으로 출시하는 윈도8 태블릿은 ARM프로세서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는 기존 계획을 바꿔 첫 제품은 인텔 x86계열 프로세서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윈도8 태블릿 시장에서 서피스와 직접 경쟁을 피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경쟁이 덜하고, 다양한 윈도 기반 응용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 기업용 시장을 노리겠다는 뜻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씨넷·PC월드 등 외신은 말렌 솜삭 HP 대변인이 “여전히 비즈니스와 컨슈머 제품에서 ARM 프로세서를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나 첫 윈도8태블릿은 비즈니스 시장을 겨냥해 인텔 x86 플랫폼을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고객들로부터 인텔칩을 탑재한 윈도8 태블릿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외신은 HP의 결정을 두고 몇 가지 해석을 내놨다. 먼저 이 기업이 새로 출시할 윈도8 태블릿이 서피스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놓이지 않기를 바란다는 분석이다. ‘제조’라는 고유의 영역을 침해하면서 ARM과 함께 태블릿 시장에 진출한 MS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른 이유는 가격 문제다. 지난 12일 VR존이 타이완에서 열린 컴퓨텍스2012에 참가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사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제품 하나 당 윈도RT 이용료가 약 85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신은 이렇게 되면 소비자용 태블릿 가격이 하나당 5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제조사들이 수익을 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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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 HP는 상대적으로 가격경쟁이 덜하면서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용 비즈니스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ARM 칩 탑재를 당분간 보류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ARM칩을 쓴 태블릿에 비해 MS오피스, 어도비 포토샵 등 비즈니스 유저들이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쓸 수 있다는 점도 HP의 변화를 이끈 것으로 외신은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