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SION]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눈에 띄려면”

일반입력 :2012/06/27 18:14    수정: 2012/07/02 09:27

정현정 기자

국내 개발사가 만든 메모장 애플리케이션인 ‘어썸노트’는 메모한 내용을 에버노트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연동하며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사용자의 추억을 저장할 수 있는 라이프로그 서비스 ‘플라바’를 선보인 그린몬스터는 최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설립한 벤처투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5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전 세계적으로 에버노트 API를 통해 연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은 1천200개가 넘는다. 일부 서비스는 에버노트 사용자로부터 유용성을 인정받아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지난달 한국사무소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 에버노트가 한국에서도 반짝이는 서비스와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태지역 본부장은 27일 메가뉴스 지디넷코리아가 개최한 제7회 CVISION 컨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 개발자들에게 기대하는 신규 서비스 모델을 소개했다. 말론 본부장은 에버노트 플랫폼 가치를 극대화 시켜주는 서비스를 찾는 중이다.

첫 번째로 예를 든 기능은 스마트폰을 통해 한국말 음성으로 녹음하면 이를 텍스트로 변환시켜주는 서비스다. 에버노트와 연동해 녹음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미국에서는 이미 출시가 됐다.

“지하철에서 이메일을 읽은 후 타이핑해서 답장을 보내기 여의치 않다면 에버노트에 녹음하면 된다.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에버노트에서 이메일로 전송할 수 있다. 한국말 음성 역시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주는 형태의 서비스가 나오길 기대한다.”

이 밖에도 기업이나 비즈니스맨들이 경비 영수증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비용 관리 애플리케이션이나 이용자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이를 에버노트에 반영시켜주는 서비스도 에버노트가 기대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에버노트 API를 통해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은 1천200가 넘는다. 이 중 에버노트의 자체 검증을 통해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애플리케이션들은 에버노트 트렁크에 실린다. 현재 트렁크에는 소개된 애플리케이션은 현재 300개 정도다.

트렁크에 소개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에버노트의 플랫폼을 활용해 신규 이용자를 늘리고 매출을 확대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어썸노트나 그린몬스터의 플라바가 유사한 사례다.

에버노트는 지난 2007년 ‘모든 것을 기억하자’라는 모토로 출발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3천2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모은 메모장 애플리케이션이다. 국내 사용자도 100만을 넘어섰다. 전체 사용자의 4%의 불과한 비율이지만 성장속도는 어느 나라 보다 빠르다. 에버노트는 지난 3월 ‘에버노트 해커톤 대회’를 최초 개최 지역으로 한국을 선택할 정도로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이 크다.

지난달에는 한국 사무소도 열었다. 현재 마케팅과 개발사 발굴, 한국어 블로그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국내 직원이 상주하고 있으며 앞으로 기술지원을 담당할 또 다른 직원이 합류할 예정이다. 이 밖에 전세계 에버노트 개발자 대회인 ‘데브컵(Devcup)’에 한국 개발자들을 적극 초청하고 사용자들을 위한 컨퍼런스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등 개발자와 이용자들과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가져간다는 생각이다.

현재 에버노트 이용자 중 95% 이상이 무료 이용자다. 유료 이용자는 전 세계 3천200만명 중 140만명에 불과하다. 많은 무료 애플리케이션처럼 수익모델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이용자들이 더 많이 늘어나면 좋겠지만 무료 대비 유료 이용자 비율은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하는게 목표다. 무료 이용자는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친구들에게 소문을 내는 구전효과를 통해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상당한 마케팅 효과가 있다. 절대적인 이용자 수는 증가시킬 계획이다. 전체 10억명 이용자 중 5%가 유료 이용자라면 상당히 괜찮은 수치다.”

최근 인터넷 업체의 개인정보보호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에버노트 역시 이용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보유하는 만큼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이용자 개인정보를 광고 등에 이용하면서 반감을 사기도 했다.

“에버노트는 정보보호에 관련된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당신의 정보는 당신의 정보’라는 원칙이다. 에버노트는 절대 이용자들의 정보를 소유하거나 이를 광고에 활용할 계획이 없다. 두 번째는 ‘당신의 정보는 보호되고 있다’는 점이다. 에버노트의 창립자가 이전에 세웠던 회사가 미국 정부의 정보 보안을 담당하던 회사다. 정부나 은행 수준의 보안 원칙들이 에버노트 보안에도 반영이 돼 있다. 세 번째는 ‘당신의 데이터는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에버노트에 보관된 데이터를 꺼내서 언제든 XML이나 HTML 표준으로 다른 곳으로 내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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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말론 본부장은 미국 브림함영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다. 강원도 원주에서 2년 간 선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벤처캐피털을 거쳐 스타트업 기업을 창업한 뒤 에버노트에 합류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이용자와 개발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을 물었다.

“한국에서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의 많은 신생기업들도 인상깊었다. VCNC에서 개발한 비트윈이나 그린몬스터의 플라바처럼 훌륭한 애플리케이션과 인재도 많다. 에버노트도 문을 닫을 뻔한 위기에 처했지만 결국 살아남았다. 한국 인터넷 기업들도 치열한 인터넷 시장에서 승리자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