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차세대 유닉스 전쟁, 8월 열린다

일반입력 :2012/06/22 14:25    수정: 2012/06/26 11:11

유닉스 서버 CPU 차세대 모델이 인텔을 제외한 모든 업체에서 오는 8월 일시에 공개된다. 사실상 마지막일 유닉스 CPU 경쟁이 두달 뒤 막을 올리면서 시작된다.

다음달 미국 쿠퍼티노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열리는 핫칩스24 세번째날인 29일 오후 세션에서 IBM, 후지쯔, 오라클 등이 순서대로 나서 새로운 서버 CPU를 공개한다.

IBM은 3년만에 파워7+를 선보이며, 후지쯔는 스팍64 X, 오라클은 스팍T5를 공개한다. 이와 더불어 IBM의 메인프레임 칩셋 z넥스트 3번째 버전도 공개된다.

IEEE와 ACM이 공동주최하는 핫칩스 컨퍼런스는 PC, 서버, 네트워크, 모바일 기기 등의 프로세서 제조업체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다. 이 행사는 매년 각 프로세서 제조업체들의 신제품을 공개하는 현장이었다.

유닉스 서버 시장은 점차 성장정체기를 맞았다. 전세계적인 기업들의 트렌드가 비용대비효과로 쏠리면서, 고가의 유닉스 서버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x86서버를 이용하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 오랜 유닉스 서버의 제국이었던 한국도 작년부터 유닉스 서버보다 x86 서버의 성장세가 가파라지면서, 최근엔 x86매출이 유닉스 매출을 앞서기도 했다.

장기적으로 2~3년 내 유닉스 서버 시장은 정체 혹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IBM, 후지쯔, 오라클, 인텔 등이 차세대 유닉스 프로세서를 일시에 공개하는 모습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IBM “32나노미터 적용한 파워7+, 세번째 z시리즈”

2009년 핫칩스 컨퍼런스에서 파워7을 공개했던 IBM은 3년만에 차세대 모델로 파워7+를 공개한다.

파워7+는 32나노미터 공정에 기반해 클럭속도와 캐시 크기를 대폭 늘리고, 가속기를 내장해 선보일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IBM이 인정한 CPU로드맵은 없다. 하지만 곳곳의 영업인력들이 유출한 로드맵 상에서 파워7+는 작년말 선보여야 했다.

IBM이 공개할 칩은 유닉스용 외에도 메인프레임용 칩셋 z넥스트 3번째 버전도 공개한다. 현재 IBM z엔터프라이즈 114와 196에 사용되는 칩셋은 2010년 출시된 z11다.

새로 나올 z넥스트에 대한 정보는 현재 공개된 바 없다. 다만 코어가 쿼드코어에서 8코어나 그 이상으로 늘어나고, 32나노미터공정을 적용하면서 L2, L3 캐시 용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클럭속도를 높이고. 혹은 L4 캐시를 도입하거나, 각종 메인프레임 구성요소를 단순화하기 위한 시스템온칩(SoC) 설계도 예상할 수 있다.

■오라클-후지쯔, 16코어 유닉스 CPU 동시 개봉

스팍 프로세서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오라클과 후지쯔는 모두 16코어 유닉스 CPU를 공개한다. 일반적으로 오라클의 스팍 시리즈는 T계열와 M계열로 나뉜다. T계열은 오라클에 인수된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울트라스팍에 기반하며, M계열은 후지쯔의 스팍64를 일컫는다.

오라클은 작년 T4를 출시한 지 1년 만에 T5를 공개한다. 로드맵 상 8~16코어 제품으로 NUMA 기술을 적용해 프로세서 간 통신 절차를 하나로 줄이고 쓰레드 성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T5는 이번에 8소켓 제품으로 발표된다.

NUMA는 인텔과 AMD의 제품에 적용된 기술로 물리적으로 여러 소켓에 나눠져 있는 프로세서들을 상황에 따라 마치 하나의 CPU인 것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가령 4소켓 x86 CPU는 칩당 3개의 NUMA 포트를 갖고 있어, 단일쓰레드의 요구성능이 높아질 때 다른 CPU의 코어를 붙여 메모리 용량을 4배로 늘릴 수 있다.

이는 여러 서버를 클러스터할 경우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NUMA를 활용하려면 물리적 CPU 소켓을 연결하기 위한 스위치가 필요한데, 오라클은 내놓을 T5에 대해 별도의 외부 칩셋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후지쯔는 스팍64 X를 공개한다. 스팍64 X 역시 16코어 제품이다. 후지쯔는 이미 고성능컴퓨팅(HPC) 영역에서 사용되는 16코어 제품인 스팍64 IXfx를 생산중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오라클과 후지쯔의 관계다. 두 회사는 스팍 프로세서 개발과 공급을 공동으로 진행해왔다.

현재 오라클의 M3는 후지쯔의 쿼드코어 스팍64 VII+이다. 후지쯔의 새로운 칩셋이 16코어라면 오라클의 M4는 한번에 4배의 코어수 증가를 보이게 된다.

그런데 작년 11월 영국 더레지스터는 오라클의 임원으로부터 M4가 T시리즈 코어에 기반해 개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후지쯔 스팍64코어 대신 오라클의 기술을 사용한다는 의미였다.

해당 보도에서 오라클 솔라리스소프트웨어 담당자는 “T시리즈 코어에 기반하기 때문에 오라클의 논리도메인(LDom) 하이퍼바이저를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지쯔 스팍64는 LDom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발언의 사실여부를 떠나, 후지쯔 스팍64 X의 클럭속도가 4.5GHz 32나노미터 공정으로 발표된다면, 코어당 2개의 쓰레드를 유지하게 된다. 이는 오라클 로드맵 상의 M4와 맞아떨어진다.

M3의 경우 3GHz에서 8개의 쓰레드를 갖고 있다. 이를 합쳐 8소켓으로 구성하면 M3의 클럭속도는 24GHz를 내게 된다. 이를 4.5GHz의 M4로 바꾸면 도합 144GHz의 클럭속도가 만들어진다.

오라클이 M4를 공개하지 않고 후지쯔가 스팍64를 공개하는 것은 M4가 스팍64 X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 후지쯔 스팍64가 오라클의 LDom을 지원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오라클은 올해 선보일 새로운 M시리즈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M시리즈는 오라클의 하이엔드 제품 포트폴리오를 책임지고 있지만, 구형 모델로서 힘들게 버텨왔다. M4는 최대 64소켓 제품까지 출시될 예정으로, 오라클 유닉스 서버 포트폴리오에서 구멍이었던 하이엔드 영역을 메우게 된다.

■인텔, 아이태니엄 ‘폴슨’ 연내 공개, 그리고…

인텔은 이번 핫칩스24 컨퍼런스에서 유닉스 프로세서 ‘아이태니엄’을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x86인 제온 E5-2600에 대해 발표한다.

인텔이 제온 E5를 고성능 서버 프로세서의 향연 한가운데서 발표하는 점이 흥미롭다. 작년부터 불거진 아이태니엄 CPU를 둘러싼 오라클과 HP의 법정소송전으로 인텔은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

오라클은 인텔의 아이태니엄 신제품은 2014년을 마지막으로 단종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HP와 인텔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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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핫칩스24에서의 행보는 x86 시스템으로 유닉스 환경을 대체하는 트렌드를 대변한다. 더구나 4소켓 제품도 아닌 2소켓 제품을 발표한다.

아이태니엄의 차세대 모델인 ‘폴슨’은 9월 이후에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코리아 측은 “폴슨 프로세서의 정확한 출시시점은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 내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HP 측은 “아이태니엄 프로세서를 채택한 슈퍼돔2가 내년초 출시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