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뇌의 관계’ 제대로 알아보니

일반입력 :2012/06/22 10:29    수정: 2012/06/22 13:43

전하나 기자

‘게임을 하면 뇌가 손상되고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좀비가 된다’

국내 한 언론 매체의 헤드라인으로 내걸렸던 이 문구는 게임 하는 자녀를 둔 많은 부모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왔다. 게임은 순식간에 가정 내 불통의 원인이자 학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폭력, 집단 따돌림과 같은 소외의 근원으로 지목받았다. 그러는 사이 공동체 내 소통과 교육에 대한 대책은 뒷전이 됐다. 오로지 게임에만 책임을 묻는 규제만이 겹겹이 쌓였다.

그러자 최근 의학계를 주축으로 ‘게임중독과 폭력성’ 혹은 ‘게임과 뇌과학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제대로 해보자는 논의가 불붙었다. 게임업계도 오해와 편견은 뿌리 뽑자는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린 ‘2012 서울 인터넷-온라인게임 국제 학술대회’는 이런 배경에서 마련된 자리다. 온라인게임의 부작용을 과학적·임상적으로 진단하고 원인과 대책을 살펴보자는 취지다.

게임문화재단과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300여명의 국내외 의학계·과학계 석학과 게임업계 인사들이 자리했다. 국내에서 온라인게임과 관련해 심리학적·생물학적 과몰입 기전 현상, 뇌 연구 등을 이처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짚는 학술 심포지엄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선 게임중독 증상과 치료적 접근에 대해 국내를 비롯해 중국, 호주 등 외국의 사례가 소개되고 해당 연구 분야 전문가인 페리 렌쇼 미국 유타대 교수, 제럴드 블록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서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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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블라단 스타서빅 시드니 의학대학 교수 등이 각국의 치료 사례 발표, 게임 중독 원인 진단 뿐 아니라 해결책과 이후 치료 방향성까지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축사를 맡은 최광식 문화부 장관은 “앞으로도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게임이 생활태도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연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에서 나온 내용에 기반해 향후 게임중독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