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 결제 오류…배곯는 개발자들

일반입력 :2012/06/21 11:52    수정: 2012/06/26 09:44

전하나 기자

지난달부터 계속된 구글 플레이 내 결제 오류 현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앱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불편을 겪고 중소 개발사들은 매출 감소로 속앓이 중이다. 또 결제는 됐지만 부가가치세(VAT)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 구글과 개발사 간 거래 비용에 반영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러한 문제에 대해 구글측이 고객과 개발사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유틸리티 앱 개발사 대표는 “구글 플레이 결제 승인실패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간혹 가다 돈만 결제된 것 아니냐며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컴투스 관계자도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매출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한 고객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CS대응이 어려운 개발사나 개인 개발자는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고객들의 불편도 만만찮다. 현재 구글 플레이에서 앱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입 중인 이동통신사에 앱 구매 대금을 차후 지불하는 것과 해외신용카드로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 있다. 해외신용카드로 앱을 사려면 달러화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선 통신사 소액 결제 비중이 단연 높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통신사 고객센터에 구글 플레이 결제 오류건에 대해 물으면 “구글 고객센터나 개발사측에 직접 문의해라”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운영사인 구글측이 직접 고객에게 알려야 하는데 이를 당연히 여기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구글 내부 시스템 오류로 잘못된 정산서가 개발사로 날아 들어오는 일까지 생겼다. 한 개발사 대표는 “최근 들어 구글 플레이 매출이 계속 감소세였는데 얼마 전에는 하루 매출이 30%까지 빠져 이상하게 여기고 알아봤더니 구글에서 VAT가 미포함된 정산서를 보내와 황당했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측은 이 문제를 인지하고 피해를 입은 개발사들에게 빠른 시일 내 배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개발사들은 구글측의 느린 대처를 질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빠른 시일이라고는 하나 해당 공지도 문제가 발생한지 5일 만에 올라왔다”며 “보상해 준다고는 하지만 하루 벌어 먹고 살기 바쁜 개발사들은 당장 손실을 입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업계는 구글이 결제 수단을 변경하려는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나타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구글은 자체 결제시스템인 ‘구글월릿’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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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모바일게임사의 한 임원은 “유독 통신사 결제에서 오류가 많이 난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결제 오류건은 이전부터 구글과 통신사가 서로 회피해왔던 문제로 이번에 구글이 정책을 바꾸는 과정에서 국내 이통사와 마찰을 일으킨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추측했다.

구글코리아측은 이와 관련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결제 오류 문제는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