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역 실종녀’ 무차별 RT 누리꾼 자성 목소리

일반입력 :2012/06/14 15:48    수정: 2012/06/14 15:50

정현정 기자

공덕역 여대생 실종사건이 몇 차례 상황에 반전을 맞으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피해자의 신상과 허위사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면서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 개인방송 서비스인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 인범에 의해 알려지게 됐다. 그는 “제 팬클럽 분의 따님이 6월5일 공덕역에서 실종된 후 연락두절됐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이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에 분개하면서 각종 포털사이트와 SNS를 통해 관련 메시지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이후 공덕역 실종녀라는 키워드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고 소설가 이외수, 가수 허각 등 유명인들을 비롯한 많은 트위터리안들이 관련 내용을 리트윗하기 시작하면서 빠른 속도로 퍼졌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상은 물론 가족사까지 낱낱이 공개됐다.

다음날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여성이 친할머니 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건은 단순 가출로 일단락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SNS에 올린 당사자가 실종녀에 친아버지가 아닌 동거남으로 밝혀졌고 이 여성이 그 동안 남성으로부터 수 년간 학대를 받아왔던 사실이 알려져 긴급체포되면서 다시 반전을 맞았다.

정경택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은 1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공덕역 실종녀로 알려진 이 여성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어머니의 동거남으로부터 머리카락을 깎이고 감금을 당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후 진술을 듣는 과정에서 지난 6~7년 동안 동거남의 심한 통제와 가혹행위가 일상화 돼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동거남을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실종녀로 알려진 여성은 알려진 바와 달리 대학생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재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이슈화 시킨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고있는 BJ 인범은 리니지 개인방송을 진행하며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하지만 방송 과정에서 별풍선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사건을 의도적으로 이슈화 시켰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사실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해당 BJ를 영구정지 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BJ 인범은 지난해 3월에는 방송 과정에서 랜덤채팅을 중계하다 상대방이 성기를 노출하는 방송사고로 아프리카TV로부터 영구정지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나우콤은 6월 “고의성이 증명되지 않았고 제3자에 의한 노출 사고가 일어난 만큼 해당 BJ에게 영구정지를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영구정지 조치를 번복해 인범이 다시 방송에 복귀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업계에서도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전에도 BJ 인범은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 타 BJ 비방 등의 문제로 수차례의 이용정지를 받은 전력도 문제가 됐다.

이번 사건의 반전에 반전을 맞으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사람의 주장에서 시작된 사건에 동조하는 누리꾼들이 늘어나면서 무분별하게 관련 내용이 유포된데다 관련 내용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장시간 동안 오르면서 불러온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SNS의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누구든지 마음을 먹으면 이를 악용할 수 있고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는 점에서 스스로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SNS를 통해 유포된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자발적으로 삭제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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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한 사람의 말을 믿고서 수천명의 사람들로 인터넷이 발칵 뒤집어졌다”, “방송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피해자가 상처를 입었고트윗한 사람들도 공범이 됐다”, “순식간에 무차별적으로 신상이 유포되면서 그녀를 두 번 죽였다”며 무분별한 퍼나르기 문화를 경계했다.

최초 해당 사실을 알린 BJ 인범에 대해서도 “도의적인 책임은 있지만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방송을 한 건 아니라고 본다”며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BJ 인범은 방송을 하며 자신의 이익을 취한 꼴이 됐다”, “방송과정에서 욕을 들었던 경찰과 신상정보가 공개된 피해자에게 사과를 해야한다”며 방송중지와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