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오픈네트워크로 SDN 넘겠다"

일반입력 :2012/06/14 08:56    수정: 2012/06/14 21:37

<샌디에이고(미국)=임민철 기자>시스코시스템즈가 네트워크업계 화두로 떠오른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와 오픈플로(OpenFlow)의 대응방안을 내놨다. 시스코는 SDN이란 업계 흐름에 동참하기보다 프로그램 가능한(Programmable)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오픈 네트워크 환경(ONE)'이란 더 큰 그림을 제시했다.

시스코는 13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시스코라이브2012' 현장에서 프로그램 가능한 네트워크 전략의 구성요소로 시스코ONE이라는 큰 틀과 이를 위한 개발도구 원플랫폼키트(onePK), SDN용 컨트롤러SW와 오픈플로 에이전트 및 컨트롤러 소프트웨어(SW), 지원범위가 확장된 가상오버레이네트워크 등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회사는 태동 단계인 SDN 모델을 넘어선 플랫폼을 제시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시스코의 독창성은 유지하면서,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려는 고민이 엿보인다. 또 시스코가 바라보는 오픈플로의 범주는 서버, 스토리지, L2-L3 네트워크, 보안에 걸쳐 오케스트레이션 자동화를 목표로 하는 오픈플로 진영내 서버 업체들의 기대와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는 모양새라 귀추가 주목된다.

■원플랫폼키트 API

우선 시스코 ONE은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최적화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현케 돕는다. 기업들이 클라우드, 모빌리티, 소셜 네트워킹, 동영상 등 트렌드에 대응해 서비스 속도와 리소스 최적화, 신규 서비스 구현과 수익화를 가속한다는 얘기다. 데이터 전송, 관리, 오케스트레이션을 위한 솔루션 스택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시스코 ONE을 소개하며 기업들이 이를 활용시 여러 네트워크 계층을 프로그래밍, 추상화된 접근, 프로토콜 선택권을 확보하는 등 실용적인 공급모델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onePK'는 시스코 ONE을 활용할 기업들이 시스코 운영체제와 하드웨어플랫폼에서 프로그래밍할 때 쓰는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다. 그에 기반한 애플리케이션은 인프라 가시성, 오케스트레이션, 관리능력을 높여 네트워크 작업과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다.

시스코는 개발자들에게 API를 제공해 IOS, IOS-XR, NX-OS같은 시스코 운영체제(OS)와 ASR, ISR G2, 캐리어 라우팅 시스템(CRS), 카탈리스트, 넥서스 스위치 등 하드웨어 플랫폼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게 할 계획이다. 현재 onePK를 지원하는 하드웨어는 초기 '애그리게이션 서비스 라우터(ASR) 1000'과 '통합 서비스 라우터(ISR) G2' 2가지며 올해 4분기 이후 나머지 플랫폼 환경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onePK를 쓰려는 개발자들은 각자 익숙한 개발 언어를 선택해 기존 툴과 개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다.

시스코는 자사 파트너와 고객들이 지난 12일 소개한 '클라우드 커넥티드 솔루션'과 onePK API로 자체 '클라우드 커넥터'를 만들어 서비스향상과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커넥터는 'ISR G2'와 'ASR 1000' 라우터의 서비스 가용성, 성능, 보안을 강화하는 소프트웨어 컴포넌트다.

■SDN용 컨트롤러SW-오픈플로 에이전트 제공

오는 4분기 공개될 SDN용 컨트롤러SW와 오픈플로 에이전트는 개념증명(PoC) 단계로 제공된다. 오픈플로 에이전트는 시스코 카탈리스트 스위치 일부 모델에서 돌아가며 SDN용 컨트롤러SW는 연구기관이나 학내 네트워크 정책관리 용도로 쓰일 수 있다. 회사는 대학에서 일관된 정책관리를 갖는 SDN 연구를 위해 캠퍼스 네트워크 파티셔닝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SW 출시를 위해 여러 대학, 연구소들과 협력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4분기부터 오픈플로 1.0 에이전트가 나올 예정이다. 시스코 카탈리스트 3750-X 시리즈 스위치에서 실행 가능한 버전이다. SDN의 일종인 오픈플로는 오픈소스 기반 가상 네트워크 기술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과 UC버클리대학에서 개발이 시작돼 IBM, HP, 주니퍼네트웍스, 브로케이드 등이 후원중이다. 이들이 지난해 3월 오픈네트워킹파운데이션(ONF)을 설립해 개발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시스코도 자사가 ONF에서 여러 실무 그룹을 이끌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 진행한 파트너 서밋에서는 시스코출신 엔지니어 3명이 설립한 SDN기술 벤처업체 '인시에미(INSIEMI)'에 1억달러를 투자한다고도 밝혔다. 앞서 업계는 HP, IBM, 브로케이드같은 업체들이 오픈플로에 정성을 들였다고 본 반면 시스코가 그와 선을 긋고 SDN 전체 흐름에도 다른 참여업체와 온도차를 보인다고 지적해왔다.

당시 파드마스리 워리어 시스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SDN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며 네트워크의 전략적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SDN 관련 작업을) 막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1개월반만에 열린 시스코라이브 2일차 행사장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자사 네트워크 솔루션과 오픈플로를 비롯한 SDN과의 접점을 구체화했다.

SDN용 SW컨트롤러와 오픈플로 에이전트는 시스코가 차별점으로 제시한 '다층적 프로그래밍 가능성'의 일부만을 담당한다. 밑단의 전송계층과 컨트롤러 위의 네트워크서비스, 관리 및 오케스트레이션 역량은 여전히 시스코가 담당하는 것이다. 이날 워리어 CTO는 플랫폼 API, 컨트롤러 및 에이전트, 가상 오버레이, 3개축으로 구성된 ONE을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할 수 있다며 우리가 파악해 크게 분류한 5가지 사용사례는 개별적으로 접근해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구현된 오픈플로와 SDN 컴포넌트로 실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곳은 연구기관과 대학의 실험환경이다. 이와 더불어 확장성이 필요한 데이터센터에서 네트워크 흐름을 관리할 때, 클라우드 인프라에 규모가변적 멀티테넌시를 확보할 때, 서비스제공사들이 정책 기반 제어, 서비스 수익화와 최적화에 집중할 때, 기업들이 가상 워크로드와 가상데스크톱환경(VDI)과 오케스트레이션에 대한 프라이빗클라우드 자동화 수요, 5가지 수요를 모두 포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시스코의 관점이다.

■'가상 오버레이 네트워크' 확장 가속

이날 시스코는 기술 발전에 필요한 표준기관, 학계와의 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시스코는 '넥서스 1000V' 가상 스위치로 멀티테넌트 클라우드용 가상 오버레이 네트워크 구축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지원한다.

'가상 오버레이 네트워크'란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를 라우팅 과정없이 하나의 거대한 L2 네트워크로 묶는 터널링 기술이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각 데이터센터의 인프라를 마치 한 곳에 모아놓은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가상 오버레이 네트워크 기술은 VM웨어의 VXLAN, 마이크로소프트(MS) NVGRE, MPLS 등이 있다. 시스코는 VM웨어의 VXLAN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우선 회사는 확장 가능한 멀티테넌트 클라우드 인프라와 서비스형 인프라(IAAS)를 위해 가상 오버레이 네트워크 솔루션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MS) 외에 오픈스택 등 오픈소스 하이퍼바이저도 추가 지원해 넥서스 1000V 기능을 개선할 방침이다.

더불어 기존 VLAN 기반 물리 네트워크 환경과 VXLAN 기반 가상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VXLAN게이트웨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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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넥서스 1000V에 적용한 v패스(vPath) 기술을 확대해 VSG, ASA1000V 등 VXLAN 기반 오버레이 네트워크에서 가상 서비스를 지원한다. v패스는 미리 정의된 정책으로 VSG와 ASA1000V 트래픽을 제어해 운영업무를 간소화하게 된다. 현재 베타버전으로 지원된다. 다른 플랫폼용 베타 버전은 올해 4분기 배포된다.

시스코는 넥서스 1000V 가상화 스위치에 대한 표준 기반의 오픈스택 퀀텀 플러그인과 REST API 제공을 통해 멀티테넌트 클라우드 인프라의 신속한 오케스트레이션을 지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