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보이스톡 공짜?…“아닙니다 의원님”

일반입력 :2012/06/13 14:45    수정: 2012/06/13 17:18

김태정 기자

“해외서는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가 공짜인데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만 문제다. 투자 여력이 없으면 투자를 줄이면 될 것 아닌가.”

장하나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 의원의 이 발언에 이동통신사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잘못된 정보 앞세운 ‘일단 때리고 보자’식 정치쇼라는 지적이다.

장 의원은 13일 청년을위한경제민주화운동본부, 망중립성이용자포럼 등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통신재벌의 이용자의 선택권 침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해외서는 망중립성을 채택해 이동통신사들이 m-VoIP를 전면 허용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은 카카오톡 무료통화서비스 ‘보이스톡’ 차단 입장을 밝혔을 때부터 망중립성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 의원이 제시한 해외사례는 사실이 아니다. 해외 이동통신사들도 대부분 m-VoIP에 별도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스프린트는 9만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만 m-VoIP를 허용한다. 영국 T모바일, 캐나다의 벨, 일본 소프트뱅크 등은 m-VoIP를 아예 차단했다.

한국서는 SK텔레콤과 KT가 5만4천원 요금제 이상 가입자에게만 m-VoIP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전면 차단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내용을 기자들이 지적하자 장 의원과 참석자들은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했다. 오로지 “통신비를 내려야 한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국가 ICT 산업 발전은 안중에 없는 것이냐는 비판이 군중들 사이서 터졌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망중립성 관련 논의가 시작 단계인 가운데 정치권이 감정적으로 나오는 것은 좋지 않다”며 “통신사 수익이 줄어들고 망부하가 심해지면 투자는 어찌할 것인지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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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다른 임원은 “통신업계 돌아가는 사정에 무지한 이들이 인기를 위해 막무가내식 주장을 펴고 있다”며 “해외 이동통신사들이 어떻게 요금제를 운영하는지 공부해야 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망중립성 관련 긴급 토론회를 개최한다. m-VoIP 차단, 통신요금과 정책,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