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OS6 루머 총정리 해보니...

일반입력 :2012/06/09 17:20    수정: 2012/06/10 15:48

애플이 올해 연례행사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새 모바일 운영체제(OS)를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확실한 내용은 현장에서 드러나겠지만 사용자 커뮤니티 내부에선 앞서 흘러나온 루머의 진위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우선 iOS6 버전이 등장할 것이란 관측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애플이 iOS를 거의 1년주기로 업그레이드해왔기 때문이다. 회사가 지난해 iOS5를 아이클라우드와 긴밀하게 통합시켜 내놓은데 이어 iOS6이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에 현재까지 알려진 루머 가운데 알림센터에 위젯 개념으로 추가되는 '라이브아이콘', 기술 인수로 자체 개발한 3D맵 기능 투입,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통합 확대, 일부 시장에 지역화시킨 사파리 브라우저 기본 검색엔진,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리'와 연계할 수 있는 API 개방 등을 정리해 소개한다.

■iOS 라이브아이콘, 안드로이드 위젯이 부러웠다면…

우선 안드로이드 기본 화면에 유용한 정보와 간단한 기능을 수시로 접근할 수 있는 '위젯' 기능에 비교할만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알림 센터에 구현된다는 '라이브아이콘' 관련 루머다.

라이브아이콘은 iOS6 알림 센터 화면에서 사용자에게 업데이트된 정보를 표시하거나 그가 앱에 대한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작동하는 구성요소로 묘사된다. 이미 구현된 알림센터 날씨 앱, 주식정보, 캘린더 기능을 떠올리면 이해가 될 것이다. 애플은 이 영역을 외부 개발자들에게도 허용함으로써 알림센터 화면을 더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실제 개발자들이 iOS 알림센터에 위젯을 놓을 수 있게 되면 실시간 진행되는 온라인 게임이나 알림이 잦은 앱 종류에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iOS6의 라이브아이콘과 안드로이드 위젯이 다른 점이라면 그에 접근하는 위치를 꼽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위젯은 사용자 입장에서 단말기가 처음 띄우는 기본화면에 배치된다. 이와 달리 라이브아이콘이 올라가는 알림센터는 첫 화면에서 사용자가 터치스크린 맨위를 밑으로 끌어내리는 조작을 해야만 표시된다. 즉 iOS6에선 기본 화면에 위젯이 놓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자체 3D지도 쓰면서 '구글맵 버리기' 돌입?

그리고 애플이 지난 2007년부터 iOS에 기본 탑재했던 지도 앱 '구글맵'을 대신해 자체 지도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란 루머가 있다. 이 새 지도 앱에는 3D보기 화면을 표시하는 기능도 포함될 것이란 내용이다. 지형 데이터는 오픈스트리트맵(OSM)이라는 오픈소스 지도를 투입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 내용은 앞서 회사가 iOS용 '아이포토(iPhoto)'에 쓰인 슬라이드쇼 기능에 구글맵이 아닌 OSM을 쓰면서 신뢰성을 더했다. 업계는 지난 2009년 맵API 제공업체 '플레이스베이스', 2010년 웹기반 3D지도업체 '폴리9', 지난해 3D매핑 기술업체 'C3테크놀로지스'를 연달아 사들인 것도 이를 방증한고 분석했다.

이런 행보가 사실이라면 주된 배경은 구글 서비스에 대한 의존성을 벗고 자체 플랫폼 완성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가운데 구글은 애플 WWDC 행사를 며칠 앞둔 시점에 오프라인에서도 돌아가는 모바일 3D맵 서비스를 공개해 화제를 낳았다.

■트위터에 이어 페이스북 통합하나

또 애플이 차기 iOS에 SNS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해 iOS5에 트위터를 통합한데 이어 iOS6 버전에선 페이스북과의 연결고리를 늘릴 것이란 전망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9일 'D10' 컨퍼런스에 참석해 페이스북을 존중하며 그들과 함께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 관계에 대해) 계속 주목하기 바란다고 언급한 사실도 설득력을 더했다.

애플은 공식적으로 페이스북을 iOS6 공유 항목에 포함할지 여부에 대해 함구했다. 하지만 회사가 트위터에 이어 페이스북까지 iOS에 통합시키면 훨씬 광범위한 사용자들에게 모바일 환경에서 끊김없는 SNS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앞서 iOS에 통합된 트위터는 OS 내장 앱의 메시지 연동이나 이미지 공유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줬다. 서비스상의 기능과 서드파티 웹앱 기반이 넓은 페이스북의 경우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검색엔진 기본 탑재로 시장 공략에 속도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애플의 확고한 의지도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회사가 현지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와 제휴해 그 엔진을 차기 iOS에 기본 탑재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면서다.

현재 iOS에서 사파리 모바일브라우저에 탑재된 기본 검색엔진은 전세계 공통으로 구글이다. 사용자가 시스템 설정을 통해 구글 대신 쓸 수 있는 검색엔진은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 빙 뿐이다.

그런데 루머가 사실이라면 중국 사용자들은 구글, 야후, 빙 대신 바이두를 기본 검색엔진으로 쓰게 된다. 여전히 기존 검색엔진도 선택적으로 바꿔 쓸 수 있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선 큰 변화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시장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이며 바이두가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유해왔기 때문이다. 즉 바이두 기본 검색엔진 탑재는 국내 출시되는 아이폰에 네이버를 기본 지정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 변화다. 이 경우 바이두나 네이버는 자체 모바일 앱을 애써 만들어 올리지 않더라도 간단히 모바일 검색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아이패드 단말기에도 시리-API 개방

시리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아이폰4S뿐 아니라 아이패드로 확대될 것이란 루머도 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아이패드2 버전과 새 아이패드 제품을 iOS6 버전으로 업그레이드시 iOS5.1의 시리가 보여준 음성 받아쓰기, 울프램알파 검색, 문자 쓰기, 일정 관리 등 모든 기능을 쓸 수 있게 된다.

아이패드용 시리는 전체화면으로 실행되는 아이폰4S에서와 달리 일부 영역에만 표시될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폰4S와 유사한 어두운 바탕의 말풍선 인터페이스 표시창이 단말기 아래 가운데에 놓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아이폰4S처럼 홈 단추 위에 명령을 내리기 위한 마이크 모양 단추가 표시되는 모형 이미지가 돌고 있다.

이가운데 시리의 성능에 대해 사용자와 단말기간 거리가 이슈로 떠올라 흥미롭다. 아이패드 시리의 음성인식 정확도가 아이폰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아이패드가 아이폰4S보다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서 사용자의 말소리를 알아들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이 시리를 다룰 수 있는 API도 개방될 것이란 소식도 들린다. 애플이 iOS 내장 앱에서만 다뤘던 시리 통합 기능을 외부 개발자들이 자체 앱으로 구현할 수 있게 허용한다는 얘기다.

마냥 터무니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다. 애플은 이전부터 탈옥 단말기에 구현된 기능들을 iOS 정식판에 투입해온 이력이 숱했다. 실제로 탈옥 전용 앱 개발자들은 시리 기능을 통합한 앱을 진작부터 만들어왔다.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따른 '진정한 멀티태스킹'

앞서 애플이 iOS에서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않다가 현재까지 구현한 기능은 여러 앱을 동시에 구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엄밀한 기술적 의미의 멀티태스킹이 아니란 지적이 있었다. iOS6를 탑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차세대 아이폰 단말기의 하드웨어 사양에 맞춰 향상된 멀티태스킹 기능이 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소문에는 기존보다 향상될 차세대 아이폰 단말기 사양은 iOS6의 멀티태스킹을 충분히 지원하기 위해 A5X 프로세서에 1GB 램을 탑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이라면 iOS6의 진정한 멀티태스킹 성능은 아이폰4S에서 보기 어렵단 얘기다. 그나마 현재 시판중인 새 아이패드가 최소 기준을 충족해주는 셈이다.

한 블로그 사이트는 이 루머를 전하는 가운데 멀티태스킹 기능은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워했던 맥OS X 특성이라며 새 아이패드 모델이 진정한 멀티태스킹을 지원하기 위한 최소 하드웨어 요구성능에 알맞은 걸로 드러난다면 이걸 살만한 주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완제품 애플TV를 위한 새 TV용 OS

한편 iOS의 연장선에 있을지 불분명한 애플TV용 새 OS 등장설도 불거졌다. WWDC 현장에서 HDTV 화질 콘텐츠를 지원하는 완제품 TV를 선보이거나 이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보면 내부적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전문업체 넷플릭스를 연상시킬만한 변화가 있고 애플TV용 액세서리 제조사들을 위한 '외부 제어 API'가 제공된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외부 제어 API는 애플 리모트에서 온라인에 연결된 어떤 구성요소든 다룰 수 있게 해줄 전망이다. 케이블업체 셋톱박스나 다른 하드웨어용 방송편성표같은 것을 제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같은 애플 행보가 사실이라면 케이블방송업체들과의 결별 수순을 밟는 셈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셋톱박스 형태의 애플TV 시절에는 케이블업체들과 협력 생태계를 갖추고 있었는데 새 OS와 일체형 TV 단말기를 만들 계획이라면 기존 스마트폰 플랫폼처럼 폐쇄적인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서비스 모델로 바뀌는 셈이 된다.

관련기사

애플TV가 상업적으로 큰 충격파를 일으킬 가능성도 주목된다. 스크린 없이 셋톱박스 형태로 팔려온 애플TV도 적잖은 인기를 얻었다고 한 외신은 평했다.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쉽고 아이튠스 스토어에서 이용가능한 미디어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WWDC에서는 아무래도 TV 실물보다 OS 소개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패널 달린 완제품 애플TV 외에 새 하드웨어가 출시될 것이란 소문도 무성하다. 7인치대 화면크기 미니아이패드, 2년만에 선보이는 차세대 맥북, 앞서 언급한 올가을 시판될 아이폰5 등이다. 진위여부는 WWDC를 통해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