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부터 블소까지…상반기 게임 성적표는?

일반입력 :2012/06/01 14:04    수정: 2012/06/01 17:31

김동현

올해 상반기도 한 달을 남겨둔 상태다. 뜨거운 소식이 많았던 국내 상반기 게임 시장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이달 여러 게임사의 행보로 미리 살펴봤다.

이달은 오는 5일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E3 2012(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2012)를 시작으로 21일 기대작 ‘블레이드&소울’ 공개 서비스로 마무리 된다.

상반기 웹 게임 열풍을 주도한 ‘신선도’의 경쟁작 ‘무사도’와 ‘용장’의 출시도 있으며, AOS 장르 1위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2위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HON) 대결도 임박했다.

■AOS 장르 열풍, ‘너도 나도 한 번 해보자!’

작년 연말 LOL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AOS 장르의 열풍은 올해 초 분위기를 유도하면서 작게는 잇따른 경쟁작의 등장, 크게는 e스포츠의 활성화 등으로 연결됐다.

LOL은 토종 AOS 게임 ‘사이퍼즈’와 ‘카오스 온라인’ 등 게임과 맞대결을 펼쳤고 결과는 우위로 이어졌다. 이중 사이퍼즈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순항 중이다.

여기에 외국 시장에서는 밸브의 도타2와 블리자드 올스타, HON 등이 경쟁상대로 물망에 오르며 LOL의 독주 마감을 위한 마라톤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드래곤플라이의 ‘킹덤 언더 파이어 온라인’을 비롯해 몇몇 업체가 참전을 발표한 상태다. 킹덤 언더 파이어 온라인은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 호평을 받았다.

LOL의 독주를 막기 위한 엔트리브의 HON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전 세계에서도 1~2위를 다투고 있는 두 게임의 대결을 국내 시장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큰 재미라고 할 수 있다.

AOS 장르의 활성화는 e스포츠 열기 재 점화로 연결됐다. 금요일 프라임 타임 시간 대 LOL 리그가 등장해 시청률을 올리고 있으며, 여러 게임들도 각종 리그로 지원사격 중이다.

■횡스크롤 웹 RPG 열기 주도 ‘신선도’ 따라잡기 시작

흔히 ‘땅따먹기’로 불린 웹 게임 시장 내 무협과 횡스크롤 RPG 열풍이 불면서 상반기 새로운 신작들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여기에는 엔터메이드의 ‘신선도’가 주역이 됐다.

엔터메이드의 온라인 게임 시장 복귀작으로 잘 알려진 신선도는 횡스크롤 기반의 웹 RPG다. 간단한 조작과 방대한 콘텐츠, 전략과 무협을 섞은 독특한 전투가 인상적이다.

2월 달에 첫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시작과 동시에 네이버 게임순위 9위에 올랐으며, 4월에는 최종 순위 3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이용자들에게 딱 맞는 빠른 진행과 120레벨이 넘는 성장 요소, 주인공 외 주변 영웅들을 고용해 전투를 다양하게 꾸려나갈 수 있는 점이 호평 받았다.

이 게임은 성공으로 엔터메이트는 일약 스타 개발사로 자리 잡았으며, 후속작 ‘와룡전설’의 론칭까지도 순탄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이달에는 위버인터렉티브의 무사도를 시작으로 비슷한 신작 웹 게임들이 쏟아진다. 전부 간단하면서 빠른 진행, 그리고 삼국지-봉신연의 등 인기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경쟁작 중 무사도는 신선도와 빅뱅이 예고한 게임. 4대 용장인 무사, 궁사, 창사, 책사의 직업과 8개의 캐릭터, 삼국지에 등장하는 다양한 무사들의 모집, 이용자간 대결과 여러 국가의 자존심을 건 전쟁, 고급 장비를 획득할 수 있는 성 점령 등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워렌전기와 트로이가 주도한 MMORPG, DK온라인이 화룡정점

국내 게임 시장의 효자 장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도 분발했다. 십이지천 시리즈와 워렌전기로 2연타석 홈런을 날린 장타자 알트원은 트로이로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스와 로마의 치열한 전쟁을 MMORPG로 풀어낸 트로이는 빠른 진행과 간단한 조작, 그리고 역사와 가상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결합한 게임성으로 공개 이후 주목을 받았다.

결과는 3연타석 홈런. 마땅한 경쟁작이 없었다는 점도 있었지만 시기적절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그리고 게임성이라는 3박자가 호쾌한 장타로 연결됐다.

알트원은 성인MMORPG 시장에서 득점을 싹쓸이하며 분위기를 주도했고 이 역시 고수온라인을 비롯해 여러 외산 게임의 경쟁을 자극하는 요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화룡정점은 DK온라인이 찍었다. RPG팩토리가 개발, SG인터넷이 서비스를 맡은 이 게임은 MMORPG 다년간의 경력을 가진 많은 개발자가 모여 만든 신작답게 주목을 샀다.

이 게임은 공개 서비스에 2만 명에 가까운 동시 접속자를 기록했고 상용화에는 2만8천명을 넘었다. PC방 내에서도 점유율을 서서히 높였고 커뮤니티 역시 크게 활성화 됐다.

지옥의 문이 열리기 전까지 DK온라인은 상반기 돌풍의 핵으로 자리 잡았고 트로이를 비롯해 세븐코어, 반 온라인, 묵혼, 고수 온라인 등과 팽팽한 경쟁을 펼쳤다.

■리프트-디아블로3-블레이드&소울 3연타 대작 러시, 결말은?

상반기 가장 큰 화제는 대작 러시다. 넷마블의 야심작 ‘리프트’가 4월 상용화에 돌입하며 포문을 열었고 지난 달 디아블로3의 출시, 그리고 이달 블소의 공개 서비스로 마무리된다.

이들의 경쟁은 타이완의 역작 ‘천자전기 온라인’이 한 발 물러서며 빅3로 압축됐다. 4월 하순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리프트는 명작 평가를 받으며 지금까지 순항을 유지하고 있다.

500억 원이 넘는 개발비가 투입된 트라이온 월드의 MMORPG 리프트는 ‘MMORPG의 무덤’을 불린 넷마블을 일으켜 세우는데 성공했고 기대 이상의 결과로 대작다운 면모를 보였다.

여기에 말이 필요 없는 대작 디아블로3가 지옥의 문을 열며 PC방 점유율 40%를 넘기는 대 기록과 전 세계 630만장 판매라는 성적표를 꺼내며 지옥의 문을 활짝 열었다.

특히 디아블로3는 일명 ‘왕십리 대란’으로 불리는 전야제 행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주가 넘는 기간동안 숱한 화제를 쏟아내고 있을 정도로 대단한 결과를 기록 중에 있다.

그리고 경쟁작 블소와의 치열한 대립을 진행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질긴 악연을 이어갔다. 오죽하면 이 둘의 대립이 상반기 게임 시장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상반기의 피날레는 블소의 공개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21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는 블소는 차세대 무협 MMORPG의 진수를 선보여 엔씨다운 면모를 보일 예정.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경험이 녹아 있는 블소는 지난 달 진행한 3차 비공개 테스트에서 총 신청자 40만 명, 국내 PC방 절반이 참여하는 결과를 기록, 디아블로3를 긴장 시켰다.

디아블로3와 함께 진행됐던 베타 테스트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으며, 뛰어난 그래픽과 액션 게임 못지않은 게임성, 신규 직업 소환사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문제점 ‘활력’을 과감히 제거한 블소 공개 서비스 버전에는 그동안 숨겨뒀던 새로운 콘텐츠는 물론 완벽하다고 찬사를 받은 커스텀 마이즈 기능 등이 더욱 강화돼 나올 예정이다.

■각종 화제 쏟아낸 상반기 게임시장, 하반기는 Ok?

작년 각종 규제로 몸살을 앓았던 국내 게임 시장은 블소와 디아블로3, 그리고 신선도, LOL, 트로이 등 장르를 이끈 주역들로 한 단계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게임을 문화로 인식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그리고 상반기 화제를 모두 쏟아낸 국내 게임 시장이 하반기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도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7월 선택적 셧다운제의 도입부터 성인 위주로 몰린 게임 시장의 활로 모색, 모바일과 소셜 등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지원사격 등 여러 가지 풀어야할 숙제가 쌓여있다.

특히 성인 게임 위주로 풀려나가는 게임 시장은 각종 규제에 대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청소년의 즐길 권리에 대한 사라지는 문제다.

디아블로3의 현금 경매장 문제도 있으며, 몇몇 대형 게임사의 구조조정, 중국 및 외산 게임 업체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 등 좋지 않은 소식도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게임 업계에서는 눈 폭풍 피해 넘어온 신작들의 살길 모색부터 던전스트라이커와 마계촌온라인 등의 액션RPG 경쟁, 그리고 여름 방학 시기를 노린 기존작의 분투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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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반기를 견인한 대작만큼의 기대작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아키에이지와 길드워2의 국내 출시가 아직 한참이 남은 상태에서 국내 게임 시장이 기댈 대작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상반기 성적표는 좋다. 그러나 하반기 게임 시장이 이만큼의 성적표를 기록할지는 의문이다. 상반기 대작에 기대는 것보다 더한 게임을 찾아내는 것이 하반기 최종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