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캐리어로 번진 LTE 전쟁, 승부는...

일반입력 :2012/05/31 11:42    수정: 2012/05/31 14:33

정윤희 기자

이동통신3사의 롱텀에볼루션(LTE) 기술 경쟁이 새 국면에 들어섰다. 서비스 지역 확대를 넘어 멀티캐리어, 캐리어 어그리게이션, 보이스오버LTE(VoLTE) 등 LTE-어드밴스드로의 기술 진화 싸움이 치열하다.

특히 멀티캐리어 분야는 올 하반기 LTE 경쟁의 주요 고지로 떠올랐다. LTE 가입자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이통3사 모두 저마다 멀티캐리어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경쟁사에 질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멀티캐리어는 동일 커버리지에 두 개 이상의 주파수를 동시에 사용하는 기술로 LTE 속도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다시 말해, 특정 주파수 대역에 몰린 트래픽을 다른 주파수 대역으로 분산시킴으로써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제2의 LTE 고속도로가 뚫린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SK텔레콤의 경우 기존 800MHz 대역에 1.8GHz 대역을, LG유플러스는 800MHz에 2.1GHz 대역을 추가한다. KT는 1.8GHz에 900MHz 대역을 더한다. 이통3사 모두 당초 사용 중이던 20MHz 대역폭에 추가로 20MHz를 더해 총 40MHz 대역폭에서 LTE 서비스를 하게 된다.

30일 SK텔레콤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멀티캐리어 시범서비스 돌입과 상용화 계획을 밝히자 LG유플러스도 비슷한 내용으로 맞불작전을 폈다. KT 역시 당초 하반기로 예정했던 멀티캐리어 상용화 시기를 오는 3분기로 특정했다.

관건은 기술 최적화와 단말기 확보 여부다. 멀티캐리어가 상용화된다고 해도 이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멀티캐리어 탑재 단말기를 내놓은 곳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

■LTE 속도 두 배↑…상용화 시기는

포문을 연 SK텔레콤은 시범서비스를 거친 후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멀티캐리어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 연내 서울 전역 및 부산지역까지 서비스를 도입하고 내년 초에는 전국 23개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멀티캐리어의 핵심으로 핸드오버와 로드밸런싱 기술을 꼽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핸드오버는 단말이 이동하면서 변화하는 전파환경에 따라 최적의 주파수 대역을 선택해 접속한 주파수를 변경하는 것을 뜻한다. 로드밸런싱은 특정 주파수 대역에 네트워크 부하가 편중되지 않고 각 주파수 대역에 트래픽을 분산시킴으로써 품질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강종렬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멀티캐리어는 핸드오버와 로드밸런싱이 구현되지 않으면 상용화의 의미가 없다”며 “SK텔레콤은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고 시범망에서 최적화를 해나가는 노하우가 있어 경쟁사보다 뛰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내달 멀티캐리어 상용망 구축에 들어간다. 데이터 트래픽이 많은 지역인 광화문-명동, 강남, 신촌-홍대 등 3곳을 우선 도입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들 지역 2.1GHz 대역에 소형기지국(RRH) 300개의 상용망을 구축하고 하반기 중에 서울 및 수도권, 광역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KT는 오는 3분기를 상용화 시기로 잡았다. 내달 강남 일부 지역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뒤 3분기 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멀티캐리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멀티캐리어, 단말기 없인 상용화 의미없어”

다만 당장 내달부터 상용망을 구축한다고 해도, 실제 이용자가 멀티캐리어 기술을 체감하려면 좀 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멀티캐리어를 지원하는 단말기 출시가 하반기로 예정됐기 때문이다. 기존 LTE폰은 단말기 자체에서 하나의 LTE 주파수 대역만 수신토록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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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멀티캐리어 기술이 탑재된 단말기는 SK텔레콤용 베가레이서2 뿐이다. 이통3사 모두 단말기 제조사와의 협의를 통해 하반기 멀티캐리어 지원 단말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멀티캐리어를 상용화 한다고 해도 그것을 쓸 단말기가 있어야 쓸 것 아니냐”며 “상용망을 구축한다고 해도 단말기 확보 없이는 경쟁사에 질 수 없다는 마케팅적 의미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