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디아블로3, 모니터 대신 TV로 해보니...

일반입력 :2012/05/25 12:04    수정: 2012/05/25 13:16

봉성창 기자

TV와 PC 모니터의 경계가 점차 불분명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모니터를 구입해 TV로 활용하거나 TV를 구입해 모니터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HDMI 단자의 대중화 이후로 더욱 두드러진다. 소리와 영상을 한번에 전송해주는 HDMI 단자가 TV와 모니터에 동시 채택되면서, 방송이나 PC의 영상 신호를 구분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상도 역시 이제는 풀HD급 1920x1080 해상도로 수렴되고 있다.

저렴한 모니터를 TV로 활용하는 것은 1인가구나 작은방 세컨TV로 활용하기에 꽤 매력적인 선택이다. 반대로 값비싼 TV를 모니터로 쓰는 것은 언뜻보면 합리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 역시도 경제적이다. 30인치 모니터를 사는 것보다 32인치 TV를 사는편이 더 저렴하다.

특히 큰 화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으로 인해 모니터는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화면이 커져 이제는 27인치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조금 더 큰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32인치 TV를 모니터로 활용하는 경우가 적잖다.

소니에서 출시한 32인치 브라비아 TV 32HX750은 이러한 소비자 요구에 가장 잘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TV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높은 사양은 물론 모니터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자랑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버티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소니 TV에 대한 선호도는 그리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틈새를 노린 32HX750은 좋은 평가와 함께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40hz 화질은 만족...스마트 기능은 아쉬움 남겨

3D 스마트 소니 브라비아 TV 32HX750의 가장 큰 특징은 32인치 제품이면서 주사율이 240hz라는 점이다. 국내서 판매되는 32인치 TV 중 240hz 패널을 사용한 제품은 32HX750이 유일하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의 움직임이 보다 부드러워지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는 PC 모니터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PC는 기본적으로 60hz로 화면을 전송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3D 입체 영상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3D입체 화면에서 눈이 편안하고 깜박임이나 화면간섭현상이 적다.

사실 TV에서 3D 입체 기능에 대한 활용도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회사 제품인 플레이스테이션이나 X박스360을 통한 3D 입체 영상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있다.

반면 32HX750의 스마트TV 기능은 상당히 빈약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기능이 많다. 방송에서 나오는 음악을 찾아주는 ‘트랙ID’ 정도가 쓸만할 뿐 날씨 정보 등이 담긴 위젯이나 각종 앱은 그냥 스마트폰을 쓰는 편이 훨씬 낫다.

이밖에 소니의 독자적인 영상처리기술인 X-리얼리티 엔진 탑재로 화질은 매우 만족스러운 편이다. 전체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큰 불편함이 없으며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TV 본연의 기능만 놓고보면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 화면 따라 자동 색감조정 ‘편리하네’

32HX750의 진가는 모니터로 활용할 때 드러난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 콘텐츠에 따라서 자동으로 색감을 바꿔주는 기능이다.

TV를 모니터로 활용하는데 있어 가장 불편함 부분은 다름아닌 색감이다. 제품 자체가 영상에 맞춰 만들어진 까닭에 모니터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밝고 글씨가 깨져 눈이 아프다. 그러나 32HX750은 PC 기본 바탕화면이나 웹 서핑시 가장 눈이 편안한 ‘그래픽’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이때 PC에서 동영상을 실행시키면 자동으로 일반 모드로 변환된다. 일반은 방송 시청에 최적화된 화면이다. 여기에서 리모컨 조작을 통해 보다 명암비가 개선된 ‘시네마’ 모드로 바꿀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화제를 불러일으킨 ‘디아블로3’를 실행시키면 자동으로 게임 모드로 바뀐다. 실제 ‘디아블로3’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색감에 대한 불만이 많다. 그러나 32HX750에서 디아블로3는 어두운 분위기에 걸맞는 완벽한 색감을 선사한다는 평가다.

이러한 영상에 따른 색감 전환은 여타 TV에서도 지원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화면이 바뀔때마다 리모컨으로 일일이 지정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는 반면 32HX750은 자동으로 전환이 이뤄져 매우 편리하다. 이는 소니 브라비아 TV에 내장된 EPG(Electronic Programming Guide)에서 기록된 장르에 따라 화면 전환이 이뤄진다.

TV를 모니터로 쓰는데 따른 두 번째 불편함은 이른바 ‘인풋랙’이라고 불리는 화면지연 현상이다. 마우스나 혹은 키보드와 같이 이용자가 명령을 입력하는 속도와 이를 화면에 표시하는 과정에서 아주 미세한 시간차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이는 일인칭 슈팅게임(FPS)와 같은 빠른 조작을 요구하는 게임에서 두드러진다.

그러나 32HX750은 이러한 인풋랙 현상이 여타 제품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사용해 본 결과도 인풋랙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PC로 주로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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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당초 이 제품을 게임용 TV로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 자기 방이나 원룸 등에서 게임을 주로 즐기는 20~30대 남성을 겨냥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32HX750의 가격은 현재 8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이른바 중국산 반값TV는 말할 것도 없고 국내 가전업체의 동급 제품보다도 10~20만원 가량 비싼 편이다.

그러나 240hz 주사율의 강점과 여타 경쟁 제품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몇 가지 특장점은 이러한 가격적인 약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요즘 이 제품이 게임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