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특허만 취하고 모토로라 재매각?

일반입력 :2012/05/23 16:29    수정: 2012/05/23 17:07

이재구 기자

흡수합병, 수직 계열화, 셋톱박스사업부만의 분리매각,하드웨어사업부 브랜드 매각 등 다양한 선택이 있지만 최고의 선택은 아마도 재매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구글은 수년간 적자를 봐왔던 모토로라를 125억달러에 인수한 데 따른 세제상의 이익을 충분히 즐긴 뒤에 특허를 제외한 모토로라만을 재매각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씨넷은 22일(현지시간) 23일자로 모토로라모빌리티(이하 모토로라)를 공식 합병인수한 구글의 모토로라 처리방안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이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보도는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 구글이 미국 휴대폰시장 진입을 노리는 중국업체들에게 모토로라 브랜드를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시나리오는 마치 IBM이 레노버(당시 롄상)에게 IBM의 PC사업부와 씽크패드 브랜드를 매각한 것을 연상시킨다.

보도는 전문가들의 분석전망을 통해 구글이 하드웨어 회사 모토로라에서 손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분명한 것은 구글의 모토로라 공식 합병일인 23일 이후 세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되지만 이의 처리는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에따르면 구글이 정작 하드웨어 사업부를 갖게 됐지만 안드로이드 플랫폼협력사들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모토로라에게만 특혜를 주기 어려운 것이 딜레마로 꼽혔다. 구글은 당장 모토로라가 가진 특허들을 사용해 애플의 특허공세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또 당장 최초의 휴대폰을 만든 종가 모토로라의 브랜드,수십억달러의 휴대폰사업, TV용 셋톱박스 사업부를 함께 확보하게 됐다.

분명한 것은 구글이 모토로라의 특허를 가지고 애플등과의 특허공방에서 뭔가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또 구글이 지난 수년간 적자를 내 왔던 모토로라를 인수함에 따라 단기적으로 세제상의 이익을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모토로라의 사업부를 가지고 실질적으로 뭘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마이클 카르텐버그 가트너그룹 분석가는 “그들이 할 수 있는 많은 다른 일이 있지만 나는 구글이 아직 이를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구글과 모토로라는 아직 그들의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향후 구글의 모토로라 처리 방안과 관련한 예측가능한 네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모토로라 분사

현재로선 이 방법이 확실한 시나리오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계획이 바뀜에 따라 이계획도 사라질 수 있다. 현재로선 구글이 모토로라를 독립된 회사로 운영되도록 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구글로서는 모토로라를 가볍게 처리하고 중립적인 위치에 서있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모토로라를 떼어놓고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현재로선 구글과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새로 산 회사에 구글의 낙인을 찍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페이지는 산제이 자를 퇴임시키고 오랫동안 구글러였던 데니스 우드사이드를 모토로라 CEO로 임명했다. 또 아마존에서부터 비자카드 출신에 이르는 많은 신임 임원들을 뽑았지만 이들의 이메일 주소는 모토로라로 돼 있다. 적어도 단기간 동안 모토로라 브랜드는 고위층 임원에서 일반직원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유지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모토로라를 독립시켜 운영하는 것이 구글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글은 다른 많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눈치를 봐야 하는 만큼 모토라로에게 최신 안드로이드버전을 먼저 맛보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인수되기 전에도 적자를 보고 있었다. 따라서 독자 회사로 운영된다면 더 큰 분기손실을 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토로라 드로이드 레이저가 버라이즌와이이리스의 주력 휴대폰인 가운데서도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다른 이동통신업체들도 이미 모토로라에서 떠났다. 물론 새로운 임원진들이 이상황을 바꿀지도 모르지만 게다가 모토로라의 마진은 구글의 핵심인 광고사업보다 떨어진다.

안드로이드를 위한 쇼케이스

구글은 모토로라를 안드로이드OS를 보여줄 확실한 전시장으로 만들 수 있다. 즉,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를 경험할 수 있는 단말기로서의 역할을 맡게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하는 구글협력사들의 단말기는 같은OS를 사용하는 만큼 나날이 다양한 외형의 제품을 쏟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구글이 이런 단말기 회사들의 과정을 따라갈 수 가능성도 매우 높다.

가르텐버그 분석가는 “구글은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을 지배하려 노력하지 않는 가운데 구글로부터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안드로이드 경험을 전달할 수단(단말기)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구글이 이 방식을 택하기는 쉽지 않아보이며 구글이 이렇게 할 경우 구글의 시장진출 가능성을 보는 안드로이드 협력사들은 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될 것이다.

언제 안드로이드가 모든 사람에게 돌아갈지가 핵심 열쇠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구글은 이미 최신 안드로이드버전을 이용한 넥서스폰을 여러 스마트폰협력사들이 만들 수 있게 동시에 대규모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럴 경우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에 따른 협력사들의 모토로라특혜 가능성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이다.

애플같은 수직 통폐합통한 생태계 구축

하지만 구글로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모토로라를 직접 인수하고 자체의 최신 안드로이드OS를 설치한 스마트폰을 내놓게 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구글은 애플처럼 하드웨어에서 OS,앱에 이르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코스를 따라갈 수 있다.

구글은 실제로 이렇게 할 수 있는 완벽한 준비를 마쳐놓고 있다.이미 미국내 설계 및 생산협력사들과 다양한 방식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협력을 해 왔다. 말할 것도 없이 구글은 그동안 모토로라와도 이같은 협력을 해왔다.

하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면서 이익을 보아왔던 회사들과 직접적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발생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다.

매튜 손튼 에이비안증권 분석가는 “이렇게 될 경우 안드로이드 협력사들은 급속히 이탈할 것이며 이 때 또 다른 구글 경쟁자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는 현재까지 안드로이드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유일한 대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다수 스마트폰제조업체들에게 윈도폰이 초기 플랫폼이지만 안드로이드와 결별할 경우 이들에게 급격히 기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튼은 만일 삼성같은 회사가 윈도폰 OS에 무게를 실어준다면 윈도폰이 안드로이드의 대안으로 급속히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보다 좀더 그럴 듯한 시나리오는 모토로라 셋톱박스 사업부 수직통합이 될 것이다. 거의 언급되지 않아왔던 이 사업부는 사실 훨씬더 지속적으로 실적을 내온 알짜배기 사업이다. 최근 모토로라는 검색없이 TV프로그램을 검색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소개한 바 있다. 구글TV와 모토로라 셋톱박스사업부를 통합하게 될 것이라는 추정을 하기 어렵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이또한 그 자체 장애물이 있는 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모토로라로부터 셋톱박스를 구매해 온 케이블 및 통신회사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셋톱박스 대신 구글서비스를 받도록 만들어지는 셋톱박스를 살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사업부 매각

또다른 시나리로은 구글이 모토로라에서 손을 떼고 사업을 처분하는 것이다. 이 가능성은 거의 반반이다.

손튼은 “이 시장에서 구글이 그들을 어떻게 회유하든지 이들은 날카롭게 반응할 것이기 때문에 구글이 이렇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사업부를 매각하고 특허만 갖는 것이다.

손튼은 자신은 만일 구글이 잠재적인 모토로라 인수자들과 아직 매각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모로토라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안착하려고 애쓰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제값을 가지고 있다는 게 손튼의 분석이다.

왜냐하면 휴대폰을 최초로 만든 종갓집 모토로라의 브랜드를 가지고 미국시장 진입을 노리는 아시아의 휴대폰업체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토로라는 특히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이 거대한 미국시장의 고객지원과 관련해 끈끈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다.

셋톱박스는 별개의 협상을 통해 휴대폰사업부와 별개로 분리해 또다른 셋톱박스회사나 벤처캐피털펀드에 매각할 수도 있다. 구글이 구글TV와 모토로라셋톱박스를 결합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이 가능성도 그 못지 않다.

하지만 구글은 매각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가 지난 수년간 적자를 보아왔기 때문에 이 회사를 인수한 것 만으로도 세제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어떤 매각 협상이 있기 이전에 이 세제상의 이익을 충분히 즐기고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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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이 사업부를 매각해야 한다거나 또는 사업부를 팔게 될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더 많아지고 있다고 씨넷은 보도했다.

손튼 분석가는 “구글은 궁극적으로 하드웨어 사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