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엘피다 인수 포기"…왜?

일반입력 :2012/05/04 14:20    수정: 2012/05/04 16:58

송주영 기자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2시간 동안 열린 SK하이닉스 이사회를 마치고 불참을 결정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4일 엘피다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지만 불참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최태원 회장, 권오철 사장, 하성민 의장, 박성욱 부사장 등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5명 등 전원이 참석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SK텔레콤, SK하이닉스에서도 찬반론이 팽팽했던 가운데 이사회에서도 열띤 논쟁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었다. SK하이닉스가 불참한 데 대해서는 최근 엘피다 채권단의 헐값 매각 반대 목소리 속에 가격이 올라갈 경우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와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것도 불참하게 된 배경으로 해석됐다. 도시바는 SK하이닉스와의 공동 인수를 검토했으나 2차 입찰을 불과 며칠 남겨둔 시점에서 돌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공동인수가 무산되면서 일본 내 정서, 단독 인수의 부담 등도 불참을 결정한 요인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기술력에서 엘피다에 앞서 있어 공장을 인수하더라도 큰 장점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엘피다를 인수하더라도 히로시마 공장은 매각하고 렉스칩은 낸드플래시 공장으로 전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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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수 불참 배경에 대해 인구 규모가 큰 데 반해 심도깊게 결정할 시간, 정보가 부족했다며 공동 인수를 위한 협상에도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 포기는 잘한 일”이라며 “양사가 결합했을 때 실익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