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에쿠스’ 해명에 누리꾼 더 기막혀

일반입력 :2012/04/23 12:19    수정: 2012/04/23 17:39

전하나 기자

차 트렁크에 개를 매달고 고속도로를 질주해 ‘악마 에쿠스’로 불리고 있는 운전자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터넷과 SNS 상에서 비판이 잇따르자 급기야 해당 운전자라고 나선 이가 해명을 내놨지만 논란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사건은 지난 21일 한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목격자의 사진 한 장에서 비롯됐다. 이 목격자는 에쿠스 트렁크에 매달린 채 몸을 축 늘어뜨린 개 사진과 함께 “서울 한남대교 방향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어처구니 없는 일을 봤다. 에쿠스 타는 것을 보니 배울만큼 배웠든지 못 배워도 돈은 좀 버신 분 같은데 트렁크에 강아지 목을 매달고 달리더라”는 글을 올렸다. 목격담에 따르면 개는 이미 내장이 모두 파열된 상태였다.

해당 글은 SNS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흥분한 누리꾼들은 “(운전자는) 인간도 아니다”, “정말 같은 인간으로 부끄럽다”, “동물학대범으로 운전자를 꼭 잡아야 한다” 등의 격양된 반응을 쏟아냈다. 평소 남다른 애견 사랑으로 유명한 가수 이효리 씨도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엔 말 못하고 힘없는 개로 태어나지 말아라”는 글을 남겨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결국 상황은 최초 목격담이 올라왔던 사이트에 해당 운전자라고 밝힌 이의 해명글이 나오는데 이르렀다. 이 글은 “개를 차안에 태우자니 차가 더러워지고 관리가 힘들 것 같아 차 트렁크 안에 넣었고 산소 부족이 걱정돼 트렁크를 열고 주행한 것”이라며 “이후 차량 속도가 붙자 개가 밖으로 떨어졌고 이를 모르고 주행을 계속하다 다른 이가 알려줘 차 뒷편을 확인했다”는 요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글에도 현재 누리꾼들의 분노는 좀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해명글을 기점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 누리꾼은 “개를 트렁크 안에 실은 행위 자체가 동물학대”라며 “고속도로 진입을 염두에 뒀으면서도 트렁크에서 개가 밖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관련기사

사태가 이렇자 서울 서초 경찰서는 동물자유연대의 수사 의뢰에 따라 사건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동물자유연대로부터 건네받은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차량번호를 식별했다”며 “조만간 차주를 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명글의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