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x 소유하면 포르노도메인 3개는 덤?

일반입력 :2012/04/15 17:16    수정: 2012/04/15 22:44

현재 어떤 사이트 주소가 .xxx로 끝난다면 그 곳은 전적으로 성인용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곳이며 대개 포르노 전용 사이트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런 포르노사이트 전용 도메인이 기존 '닷트리플엑스(.xxx)' 외에 '닷섹스(.sex)'와 '닷폰(.porn)' 등으로 자동 확대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아이칸)은 기업들이 원하는 문자열을 인터넷주소 맨끝에 붙일 수 있도록 신청을 받고 있으며 그 목록을 이달말 공개할 예정이다. 이가운데 미국 지디넷은 아이칸이 닷섹스(.sex), 닷폰(.porn), 닷어덜트(.adult) 등으로 끝나는 주소를 등록해 쓸 수 있는 권한을 기존 닷트리플엑스(.xxx) 소유 기업들에게 넘겨주려 한다는 비판에 시달리게 될 전망이라고 지난 13일 보도했다.

비판 지점은 미성년자들이 성인물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아니라, 다른 업종 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보인다. 앞서 닷트리플엑스 등록관리기관인 ICM레지스트리가 이미 .xxx 도메인을 등록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추가비용 없이 .sex, .porn, .adult으로 끝나는 주소로 쓰게 해준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들이 아이칸이 주관하는 새 gTLD를 먼저 확보하려면 사전등록비 20만달러를 내야 한다. 이가운데 18만5천달러는 환불이 안 된다. 등록되더라도 그 유지비로 연간 2만5천달러가 들어간다.

또 당시 이를 지적한 지디넷은 현재 트리플엑스 도메인 소유자들은 새로운 국제도메인이 늘어날수록 자신이 독점했던 주소 자산의 가치가 평가 절하되는 기분을 느낀다면서 (굳이 포르노사이트 업주가 아니더라도) 이에 대해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썼다.

닷트리플엑스는 아이칸이 지난 2010년부터 등록을 허용한 국제도메인(gTLD)이다. 이는 당시 아이칸이 등록 주체의 성격과 활동분야에 따라 구분지었던 TLD 종류 제한을 완화하는 움직임의 한 갈래로 인식됐다.

초기 gTLD 문자열은 기업(.com), 정부 또는 공공기관(.gov), 학교(.edu), 군사기관(.mil), 네트워크관련 기관(.net), 연구기관(.re), 비영리단체(.org) 등 의미에 따라 다르게 쓰였다. 이가운데 일반 개인이 등록 가능한 범위가 늘면서 공공, 학교, 군사, 연구기관을 제외하면 이같은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아이칸은 여유 도메인을 자원을 확충하기 위해 다른 gTLD 문자열을 더하는 중이다. 닷트리플엑스 도메인 등록을 허용한 것도 그 한 사례다. 이에 대해 업계는 아이칸이 장기적으로 gTLD 자체를 의미 없는 문자열로 쓸 수 있게 만들 것으로 관측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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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은 인터넷주소가 포화되면서 한발 더 나아간 모습이다. 기업들에게 돈을 받고 원하는 문자열을 gTLD로 등록해 쓰도록 허용하려는 것이다. 이같은 정책은 현재 .xxx로 끝나는 포르노사이트 운영 업체들이 .sex나 .porn으로 끝나는 주소까지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파는 셈이다.

아이칸은 이달말 전세계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를 도메인에 gTLD로 쓸 수 있도록 응모한 목록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2일까지 아이칸은 gTLD에 기업들이 원하는 주소를 등록할 수 있도록 신청을 받았다. 다만 당시 마감시간에 응모신청이 몰려 발생한 시스템 장애 때문에 실제 마감은 오는 20일 오후11시59분으로 연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