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게임 시장 조용?…이제부터 시작

일반입력 :2012/04/13 14:33    수정: 2012/04/13 14:38

김동현

돌풍을 넘어 광풍처럼 국내 게임 시장을 휩쓸던 웹 게임의 힘의 예전 같지 않다. 일부는 웹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고 이대로 가면 소셜 게임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웹 게임 산업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올해 출시된 웹 게임은 엔터메이트의 복귀홈런으로 불리는 ‘신선도’와 분위기를 올리고 있는 ‘쾌걸삼국지’, 새롭게 얼굴을 내민 ‘제신연의’, 새로운 방식의 ‘소울소드’, 픽토소프트의 ‘킹스워’, 유니아나의 청운, 쿤룬코리아의 묵혼 등 약 20여종이다.

이는 작년과 비교해보면 소폭 하락한 수치이지만 게임의 수준이나 내용면을 보면 몇 단계 성장한 것이 눈에 띈다. 게임의 장르는 다양해졌고 땅따먹기를 벗어난 새로운 내용, 실시간 위주의 게임성을 가진 신작들이 대거 나와 전에 없는 풍성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신작들의 러시에도 불구하고 웹 게임 시장의 분위기는 미지근하다. 매번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계속 기대 이상을 보여줬던 시장이기에 업체들이 이 같은 분위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상반기 빅4 등장, 클라이언트 게임 기세를 높이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크고 귀찮다’는 이유로 천대받기 시작했던 클라이언트 게임의 상승세다. 이중 상반기 빅4로 불리는 디아블로3-리프트-블레이드&소울-천자전기 온라인 등의 잇따른 정보 공개는 언론과 이용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미 작년부터 차근차근 마케팅에 들어간 리프트는 확실한 여론몰이에 성공하면서 기세를 높였다. 최근 진행한 공개 서비스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했으며, 지금도 게임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디아블로3는 다음 달 15일로 출시일을 확정, 지옥의 문을 열 준비에 착수했다. 각종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한국 게임 이용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베타 테스트에 대한 정보도 곧 꺼내 상반기 빅4 경쟁에서 ‘끝판왕’다운 면모를 확실하게 보일 예정이다.

아직까지 입을 ‘딱’ 닫고 있는 블레이드&소울은 상반기 내에는 무조건 공개 서비스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으며, 언리얼3 엔진으로 제작된 대작 무협 게임 천자전기 온리인도 빠르면 이달 내 공개 서비스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들은 디아블로3를 필두로 한 빅4에 주목했으며, 이용자들 역시 이 게임들의 출시 여부에 많은 이목을 쏟고 있다. 큰 용량이나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무시 받던 게임들이 ‘대작’으로 다가오니 귀찮다는 것을 떠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부상한 것이다.

■용량은 줄이고 수준은 높인 성인 MMORPG의 반격

웹 게임의 등장으로 가장 많은 고생을 한 게임이 바로 성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다. 상당수의 고객을 웹 게임에 빼앗긴 전력을 가진 이 게임들은 웹 MMORPG의 등장으로 불안한 줄타기에 들어갔지만 올해 시작과 동시에 반격에 성공했다.

성인 MMORPG의 상승세는 용량은 줄이고 수준은 높인 게임들이 올해 초부터 대거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중 위버인터렉티브의 ‘고수 온라인’을 비롯해 알트원의 ‘트로이’, SG인터넷의 DK온라인, 겔럭시게이트 ‘신무림전’ 등이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들의 공통점은 용량은 낮추고 수준은 높였다는 점이다. 웹 게임에서 선보일 수 없는 수준의 게임성과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낮은 사양과 적은 용량으로 빠르게 설치하고 즐길 수 있음을 강조했다. 웹 게임과 격차를 줄이면서 차별화도 확실히 했다.

특히 고수 온라인이나 신무림전은 5~7분도 안 되는 시간 내 게임의 설치가 모두 끝나고 대부분 게임들도 15분 정도면 게임에 접속해서 즐길 수 있다. 성장도 빠르고 웹 게임보다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자랑한다. 좀 더 나은 경험을 찾는 성인 이용자를 잡은 것이다.

■웹 게임 시장 이대로 하락? “우리도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웹 게임 시장은 어떻게 될까.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 측은 장르의 다양화와 수준 높은 게임성, 빠른 접근성과 플랫폼 다양화 등으로 이용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웹 게임은 다 그렇지..”라는 편견을 깨기 위한 몸부림에 들어갔다.

올해 가장 성공한 웹 게임 론칭의 사례로 자리 잡은 신선도는 횡스크롤 기반의 움직임과 몇 번 클릭만으로 진행되는 게임, 100레벨 이상의 탄탄한 콘텐츠, 개인 외에도 팀 기반의 성장 기능, 전략성을 강조한 전투 등 다양한 재미요소로 게임순위 3위 유지 중이다.

땅따먹기 위주의 전략과 빠른 전투를 내세운 쾌걸삼국지와 기존 무협 게임들과 차별화를 강조한 묵혼도 기대작이다. 이 두 게임 역시 기존 웹 게임이 가졌던 고질적인 장르 한계를 넘어선 요소들로 이용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 소울소드와 첫 테스트를 시작,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가는 제신연의도 주목을 살만한 게임이다. 소울소드는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독특한 성장 요소를 장점으로 내세웠으며, 제신연의는 신들의 경쟁에 맞춘 대규모 전투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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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스마트폰에서 직접할 수 있는 웹 게임 인터페이스 지원을 비롯해 페이스북이나 소셜 앱스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이태현 엔터메이트 대표는 “현재 웹 게임 시장은 차세대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간편한 접근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게임성에서 떨어지지 않는 게임들이 상반기 웹 게임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