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엔비디아-TI, AP칩 공급전략 '3사 3색'

일반입력 :2012/04/12 16:52    수정: 2012/04/13 19:47

손경호 기자

'퀄컴은 그래픽, 엔비디아는 모뎀칩, TI는 전력효율성.'

퀄컴,엔비디아,TI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칩(AP)공급사들의 올해 칩 전략은 이렇게 요약된다.

퀄컴·엔비디아·TI 등 외국 모바일AP 3사가 각각 자사의 기존 칩 단점을 보강하기 위해 상대편 강점을 끌어와 보완하기에 적극 나섰다.

맏형 퀄컴은 무선통신칩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그래픽 성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급성장한 엔비디아는 퀄컴과 마찬가지로 모뎀칩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기업을 인수하고 올해 말에 AP와 베이스밴드 통합칩을 출시할 계획이다. TI는 기존의 강점인 전력효율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능을 내는 멀티코어 칩셋인 오맵5를 탑재한 제품을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퀄컴, 엔비디아의 장점 그래픽 강화

10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경쟁력의 원천인 2G·3G 무선통신기술을 기반으로 롱텀에볼루션(LTE)까지 통합한 칩셋으로 업계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말 내놓은 스냅드래곤S4의 그래픽 성능을 강화한 스냅드래곤S4 프로를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칩은 기존 스냅드래곤S4에서 그래픽처리프로세서(GPU)를 28nm 아드레노225에서 아드레노320으로 높였다. 기존 칩 대비 네 배 가량 웹브라우징·게임·유저인터페이스 및 그래픽 기반 앱의 처리속도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게 했다.

스냅드래곤S4 프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제품관리 담당 수석부사장은 “고객사의 강한 요청에 따라 프로버젼을 출시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업계에서 모바일 컴퓨팅의 선도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피네다 컴퓨팅·가전제품 담당 수석부사장 역시 “스냅드래곤S4와 프로 버전은 태블릿이나 노트북과 같이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모바일 기기에 적용될 것이며 윈도8 플랫폼에도 앞으로 이 칩셋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품의 경우 LG전자와 팬택이 각각 준비하고 있는 'D1L'과 ‘베가레이서2’에는 LTE 모뎀칩이 통합된 스냅드래곤S4(MSM8960)이 탑재돼 이르면 이달 초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퀄컴은 중국 등 신흥시장에 대한 노림수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2012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3년 뒤 전 세계 스마트폰 출시량의 절반가량을 신흥시장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이 시장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레노버가 중국향으로 출시한 스마트TV(제품명 K91)에는 1.5GHz 듀얼코어 스냅드래곤(제품명 APQ8060)이 탑재됐다.

■엔비디아, 퀄컴의 기술 따라가기 박차

듀얼코어와 쿼드코어 AP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엔비디아는 AP에 더해 베이스밴드칩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자사의 부족한 점이자 퀄컴의 장점인 AP칩과 베이스밴드칩을 원칩화한 솔루션을 제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가겠다는 생각이다. 엔비디아는 작년에 베이스밴드기업인 아이세라를 인수해, 올해 초에 테그라2와 아이세라의 모뎀칩을 원칩화해 중국 ZTE의 스마트폰인 미모사 X에 탑재했다.

또한 통신칩 역량을 높이기 위해 GCT세미컨덕터·르네사스모바일과 함께 LTE모뎀과 테그라3 원칩화를 위한 공동개발·지원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한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은 “내년까지 LTE와 3G, 모바일AP를 하나로 합친 칩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I, 낮은 전력소비 강점 살리기 극대화

전통적으로 전력 등을 다루는 아날로그반도체와 디지털신호를 처리하는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기술에 강한 TI는 AP인 오맵 프로세서는 전력효율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TI코리아(대표 켄트 전)는 이러한 점을 살려 내년 상반기 중 기존 오맵4 대비 전력효율성을 60% 이상 높인 오맵5를 발표해 스마트폰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맵5는 ‘스마트 멀티코어 아키텍처’ 기술을 적용해 ARM 코텍스-A15 코어 두 개와 이를 뒷받침하는 ARM 코텍스-M4 코어를 적용했다. 코텍스-M4코어는 비디오 인코딩이나 디코딩 같은 멀티미디어 작업을 처리하도록해 메인 프로세서 역할을 하는 코텍스-A15의 작업부담을 줄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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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의 오맵4는 구글의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의 레퍼런스로 채택됐으며 이를 계기로 삼성 갤럭시 넥서스와 갤럭시탭2, 옵티머스3D큐브 등에 탑재됐다.

업계에서는 “오맵 시리즈가 TI가 확보하고 있는 아날로그·디지털칩 기술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모뎀칩 기술이 없어 원칩화에 주력하고 있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