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않는 꽃 '전자책' 올해 4월은 다르다

일반입력 :2012/04/09 16:01    수정: 2012/04/09 16:25

남혜현 기자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모바일 시장을 겨냥한 전자책 플랫폼이 대거 선보인다. 가장 먼저, NHN이 금주 내로 새 단장한 '네이버북스'를 공개한다. 신세계아이앤씨가 공들인 '오도독'도 16일 경 문을 연다. 영풍문고와 YBM시사가 합작한 '와이투북스'는 이달 말 그 모습을 드러낸다.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겨우내 웅크렸던 전자책 시장도 활력을 되찾을 전망이다. 기존 전자책 업계도 긴장 반, 기대 반으로 새 플랫폼을 바라본다.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그만큼 독자들 입맛에 맞는 서비스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지난 2~3개월간 전자책 시장에 큰 이슈가 없었다며 이달 들어 새로운 플랫폼이 잇달아 문을 열면 시장에 활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전자책 활성화 기폭제될까

만화와 장르소설에 집중했던 '네이버북스'는 금주부터 베스트셀러를 비롯한 주요 전자책을 서비스한다.

이를 위해 국내 대형 출판사들을 비롯 대형 유통업체들과 손 잡았다. 교보문고와 예스24, 한국출판콘텐츠(KPC)가 제공하는 전자책 콘텐츠 10만여 권을 네이버를 통해 읽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네이버북스를 운영하는 NHN측은 베스트셀러를 시작으로, 향후 단행본까지 콘텐츠 취급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출범 직후에는 대형 출판사들과 함께 도서 할인전 등 이벤트를 진행해 서비스 알리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북스는 기존 전자책 업체들이 가장 긴장하며 바라보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국내서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한 포털이 콘텐츠를 직접 판매하게 되면서 그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길목에 대형 서점을 내는 것과 같은 만큼, 사용자들이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NHN 관계자는 그간 이용자들로부터 전자책을 서비스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국내 전자책 시장이 아직까지 크게 성숙되지 못했는데 앞으로 이바지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통공룡 신세계, 전자책도 '오도독'

신세계아이앤씨는 이르면 오는 16일 전자책 플랫폼 '오도독'을 공개한다. 지난해 8월경, 전자책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주요 출판사 및 유통업체들과 콘텐츠 제휴 협력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여 왔다.

전자책 브랜드 이름은 '오도독'으로 확정했다. 오도독(Oh Do 讀)은 'Oh'라는 감탄사와 '하다'라는 뜻의 영어 동사 'DO'에 읽는다는 의미의 한자어 '독(讀)'을 합친 합성어다. 여기에 오도독이 맛있는 음식을 씹을 때 나는 소리라는 점을 감안, 오감을 자극하는 독서라는 뜻을 강조했다.

경쟁 무기는 이마트몰, 신세계몰 등 계열사의 온라인 유통채널이다. 그룹사 온라인 서비스로 전자책 입점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준비하면서 기존 온라인몰 사용자를 대거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라며 공개날짜는 16일이 될 수 있으나, 베타 서비스를 시행할 경우 이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스톱 지식 쇼핑, 와이투북스

이달 말에는 영풍문고와 YBM시사가 합작해 개발한 '와이투북스'도 문을 연다. 서비스 출범을 앞두고 테스트가 한창인데, 전자책을 주력으로 종이책과 e러닝을 함께 아우르는 '원스톱 지식 쇼핑'을 제공하겠다는 게 목표다.

플랫폼 이름인 '와이투북스'는 합작사의 이름과 같다. 기본적으로 YBM시사에서 만든 어학서적 콘텐츠에 영풍문고를 통한 종이책, 한국이퍼브의 전자책 콘텐츠를 한 서비스에서 모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차별화된 서비스로 '통합뷰어'를 앞세웠다. 보통 앱북과 만화, e펍 뷰어를 별도로 제공하는데 비해 와이투북스는 이 모든 콘텐츠를 하나의 뷰어에서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를 이용하는 단말기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전용 단말기 출시는 향후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고려해 보겠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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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서비스 출범 직후엔 약 2만여종의 콘텐츠가 와이투북스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이후 KPC를 비롯, 출판사들과 직거래를 통해 콘텐츠를 확충해 간다는 전략이다.

와이투북스 관계자는 YBM도 10년전부터 전자책을 준비해왔고 영풍문고도 한국이퍼브를 통해 전자책에 투자해온 만큼,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대응해보기로 한 것이라며 특정 분야가 아닌 책과 관련한 전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