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꼼짝마...사기 예방 기술 개발

일반입력 :2012/04/06 08:12    수정: 2012/04/06 08:48

김희연 기자

대한민국이 피싱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와 메신저 피싱이 판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문자피싱 피해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얼마 전 카드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은 회사원 강희정㉗씨. 자신의 카드가 분실신고 됐다면서 내역 확인을 위해 개인정보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갑작스러운 카드 분실신고와 개인정보 확인 요구에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강씨는 그냥 전화를 끊었다.

KT로부터 전화를 받은 황현민㉚씨. 곧 집 전화가 사용중지 될 예정이라는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이 후 한 상담원이 절차상 필요하다면서 황씨의 개인정보를 물었다. 사무실로 전화해 '집 전화 사용중지'라는 황당했던 보이스피싱 경험을 전했다.

각종 기업 및 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보이스피싱은 여전히 극성이다. 정보 취약층인 노인들의 경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 우려가 된다. 범행 수법이 날이 갈수록 지능화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사기관을 사칭해 공포심을 조장한 후 구체적인 사건 조사를 빙자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까지 등장해 주의가 요구된다.

보이스피싱의 문제점은 개인정보뿐 아니라, 카드론 등 금전적인 피해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들의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카드사들은 피해자들에게 사회적 책임으로 피해액의 40%까지 감면해주겠다고 나섰지만 반영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이를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보이스피싱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들의 몫이 됐다.

해외에서도 보이스피싱 피해는 만만치 않다. 일본에서도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한데, 지난 3월 나고야 대학교와 후지쯔사가 손잡고 금융사기 예방 및 탐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보이스피싱 예방 및 탐지 원리는 3단계로 간단하다. 먼저 수신자 음성의 높낮이 변화 분석을 통해 현재 수신자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상태인지 여부를 판단한다. 소위 오버트러스트(Overtrust) 상황이라 불리는데 수신자를 당황하게 만들어 수신자가 발신자가 하는 말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도록 하는 상태인가 아닌가를 판별하는 것이다.

그 다음 대화 내용 중 공격자가 말하는 금융사기에 특화된 단어들을 음성인식을 통해 금융사기 여부를 판단한다. 주로 이용되는 우체국, 경찰청, 송금 등의 단어가 판별 기준이 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오버트러스트 상태 및 음성인식 분석 결과로 해당전화의 금융사기 여부를 판단해 이를 통지해 준다. 수신자는 물론이고 수신자의 지인들에게도 금융사기 경고해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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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일본에서 개발된 보이스피싱 예방 및 탐지기술은 현재 상용화된 상태는 아니다. 일본 경찰청과 나고야 은행에서 모바일 전화기에 설치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프로토타입에 대해 검증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보이스피싱 탐지 예방기술이 개발됐다 하더라도 주의를 늦춰서는 안된다. 만일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을 경우에는 신속히 전국 어디서나 국번없이 110번이나 1379로 신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