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아이폰 공장…“그럴 줄 알았다”

일반입력 :2012/03/30 09:25    수정: 2012/03/30 18:03

김태정 기자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위탁 생산하는 중국 조립업체 폭스콘이 근로자들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실체가 드러났다. 일부 외신이 아니라 미 공정노동위원회(FLA)의 조사 결과다.

폭스콘 공장은 노동자들이 줄줄이 자살하고 열악한 근무여건이 수차례 보도된 ‘애플 제국’의 어두운 부분. 애플은 중국 노동자들의 희생시켜 성공했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29일 FLA는 폭스콘 공장의 열악한 실태를 밝힌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하고도 임금은 기본생활을 못할 정도라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르면 폭스콘 근로자들은 FLA 기준은 물론, 중국 노동법이 정한 시간보다도 더 많이 일 해왔다. 1년 이상 일주일에 평균 60시간 이상의 일을 강요받았고,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11일 연속 일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추가로 월 35시간 초과근무까지 일상이었지만, 임금은 턱없이 낮았다. 근로자들은 최저 생계조차 보장받기 힘든 상황이다.

FLA는 “3만5천여명의 폭스콘 근로자들에게 물은 결과 3분의 2는 급여가 최저 생계비에도 못미친다고 답했다”며 “노동조합이 근로자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다국적기업 연구센터(CRMC)도 보고서를 통해 “폭스콘 근로자들이 아이패드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13일 중 하루씩만 쉬었다”며 “실적이 나쁘면 동료들 앞에서 공개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사건 사고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몇 년간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로조건을 이기지 못해 잇달아 자살했고, 지난해에는 폭발사고까지 터졌다.

FLA 발표 후 폭스콘은 근로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7월까지 법적 노동시간을 주 40시간으로 하고, 월 초과근무 시간은 36시간으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이다. 애플도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우렛 반 헤르덴 FLA 대표는 “세계의 눈이 폭스콘을 지켜보고 있다”며 “제대로 된 보상을 하는 것 이외의 해결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월 뉴욕타임스는 폭스콘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보도했다. 폭발사고로 온몸의 90%에 달하는 화상을 입은 근로자를 2일 동안 방치해 죽게 하는 등 충격적 내용이 세계에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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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른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FLA에 폭스콘 근로환경 실태 조사를 요청했고, 최근 중국을 방문해 현지 기업가들과 회동을 가졌다.

한편, 애플은 2012회계연도 1분기(작년 10~12월)에 무려 131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현금보유액이 약 1천억달러에 육박, 대규모 현금배당까지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