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LCD-폭스콘 8억달러 동맹…대반격 준비

일반입력 :2012/03/28 11:23    수정: 2012/03/28 13:53

이재구 기자

타이완의 폭스콘/혼하이정밀이 경영난을 겪는 일본 샤프지분의 10%와 LCD사업부의 절반 가까운 지분을 인수한다.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씨넷 등 주요외신은 27일 폭스콘과 샤프가 이같은 내용의 제휴에 합의했으며 이에따라 두회사가 TV및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 및 생산에서 긴밀한 협력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두 회사와의 협력관계 및 투자관계를 갖고 있는 애플이 이 두회사로부터 신제품생산에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샤프는 꼭 100년 전인 지난 1912년 하야카와 도쿠지가 설립한 일본 전자산업의 자존심이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 LCD분야의 선발기업이었지만 한국의 삼성전자, LG디플레이에게 시장을 내주고 타이완과 함께 디스플레이분야의 약자로 추락해 버렸다.

■추락한 샤프, 8억달러 수혈

보도에 따르면 혼하이는 샤프의 지분 11%, 사카이 LCD TV공장 지분 46.5%를 인수하게 된다. 또 오사카 사카이에 있는 샤프 LCD패널 공장은 두 회사가 만든 합작사에 의해 공동운영될 전망이다.

샤프전자는 그동안 막대한 손실과 곤두박질치는 판매량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하면서 LCDTV생산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계약이 이뤄지면 샤프와 다양한 폭스콘관련 회사들은 들은 샤프의 기존 주식 소유권을 분할시키게 된다. .

도쿄 사카이 LCD 공장은 샤프와 혼하이가 동일하게 46.5%씩의 지분을 갖게 된다. 소니는 나머지 7%의 지분을 지금처럼 유지하게 된다. 그 대가로 샤프측에서는 1억2천만주의 새 주식을 발행해 8억달러를 투자한 폭스콘에 약 10%의 샤프 주식을 주게 된다. 한편 디지타임스는 최근 샤프가 지난 달부터 디스플레이 생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한 반면, 또다른 보도는 이 회사가 아직 초기물량 생산도 시작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어떤 경우라도 샤프가 아이패드용 디스플레이 공급에서 삼성과 LG디스플레이에 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샤프는 추락하는 LCDTV판매가력과 엔화강세로 판매량과 수익양면에서 쫓기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두회사의 제휴는 당연히 한국의 삼성전자,LC전자 및 LG디스플레이 등에 즉각적이고도 새로운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샤프는 새아이패드 출시를 앞두고 스스로 새 아이패드용 디스플레이를 빠른 시일내에 제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 애플로 하여금 삼성과 LG디스플레이에 새아이패드용 패널을 공급받도록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순익하락과 판매격감에 시달리던 샤프는 혼하이로부터 수혈한 8억달러의 자금을 바탕으로 힘을 받게 됐다. 새 LCDTV기술 확보는 물론 LCD패널을 사용하는 다른 모바일기기에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목할 것은 샤프가 이제 R&D자금 투입은 물론 혼하이정밀 자회사인 폭스콘공장을 활용해 제품생산원가를 내릴 수 있게 됐으며, 보다 빠르게 제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애플이 샤프 및 폭스콘 양쪽과 모두 협력관계라는 점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이미 애플은 지난 해 8월 샤프의 가메야마 LCD공장에 1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번 제휴에 애플이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폭스콘과 샤프간의 긴밀한 협력은 한국기업에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폭스콘이 애플의 하청생산업체인데다 그 폭스콘과 LCD제조업체 샤프의 협력은 애플의 신제품개발 및 생산을 보다 효율화 시킬 것이 자명하다.

제휴에 따라 두회사가 하여금 각자의 장점을 살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 샤프의 가격경쟁력있는 저가 부품 생산력과 혼하이의 높아지는 기술 및 제조경쟁력의 결합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도쿄증시에서의 샤프 증시 상승세와 한국 LCD 관련기업의 주식 하락세가 이를 반영한다. 외신은 샤프가 28일 개장 직후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일일변동폭을 초과해 거래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샤프는 3월31일로 끝나는 2011회계년도 결산시 엄청난 손실을 예상하면서 수익 전망치를 낮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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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4월 1일자로 오쿠다 다카시 샤프 신임사장이 취임한다.

오쿠다 신임사장은 “샤프가 더 이상 자력으로 연구개발(R&D)에서 설계,생산,조달,판매,서비스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이런 가운데 치열한 경쟁속의 글로벌 시장에서 샤프의 수직통합모델은 한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