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의 강점을 하나로 묶은 수작 ‘길드워2’

일반입력 :2012/03/26 22:01    수정: 2012/03/27 08:40

김동현

북미 현지 시간으로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엔씨소프트의 대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길드워2의 3차 비공개 테스트가 성황리에 끝났다.

이번 테스트는 그동안 자국 내 테스터들 위주로 비공개 형태로 진행된 기존 1, 2차 테스트와 달리 다수의 외국 언론 및 한국 언론에게도 개방된 점이 특징이다.

이야기 진행 임무는 20레벨까지, 최대 30레벨 콘텐츠를 모두 접할 수 있었던 3차 테스트에서는 길드워2의 강점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샀다.

특히 길드워 시리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이용자 PvP와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월드 PvP 등 신규 요소와 MMORPG의 강점을 살린 요소들이 더욱 강화돼 눈길을 끌었다.

테스트 일정 중 이틀을 함께 한 기자의 소감은 “대단했다”였다. 패키지 형태의 RPG 느낌이 강했던 전작 길드워의 특징을 전혀 잃지 않으면서도 이를 MMORPG 안에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점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특히 패키지 RPG를 하는 것처럼 진행되던 게임 내 임무나 대규모 사냥은 ‘느낌표’만 쫓아가는 일반적인 MMORPG와 확연히 달라진 재미를 줬다. 게임 내 임무는 중심 이야기만 인스턴스 던전 형태로 진행됐고 나머지는 실시간으로 벌어졌다.

중심 이야기는 길드워2의 세계관을 엿보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장대한 모험을 그렸다. 종족마다 시작하는 도시나 이야기의 일부 진행이 달랐으며, 진행에 따라 꽤나 흥미진진한 임무가 따라와 눈길을 끌었다.

진행 방식은 패키지 RPG 같았다. NPC와 대화는 화면이 전환돼 진행돼 보는 맛을 높였으며, 중심 이야기는 인스턴스 던전 형태로 진행돼 다른 이용자에게 방해 받는 일이 생기지 않는 장점이 있었다. 특히 인스턴스 던전은 단순 사냥을 넘은 요소가 많이 들어있었다.

예를 들어 성에 쳐들어오는 적을 막기 위해 공성 병기를 사용하거나 다른 아군들과 함께 별동대를 구성해 기습하는 내용, 적의 공격으로 무너진 다리를 보수하고 이때 동안 강력한 적을 막아내는 등의 요소는 다양한 연출이 더해져 기대 이상의 재미를 줬다.

중심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아도 세계는 꼭 살아 있는 것처럼 이용자에게 다양한 소식을 전했다. 우연히 지나가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거나 아니면 공격 받고 있는 수송대를 구해주거나 마을을 구하기 위해 힘을 보태달라는 등의 임무가 실시간으로 생겼다.

이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임무는 빼앗긴 도시를 되찾는 것이었다. 기존까지만 해도 일반 이용자들이 부담없이 들어갈 수 있는 도시에 갑작스럽게 적들이 쳐들어오고 마을 NPC까지 모두 쓰러지면 진행되는 이 임무는 협력 요소가 더해져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줬다.

이 소식은 다른 마을로 NPC가 와서 전하게 되는데 굳이 동의하지 않아도 함께 가면 자동으로 참가할 수 있었다. 빠져나가는 것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전혀 없다.

반격의 임무도 있다. 30명 이상의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사악한 마법사 처단 임무는 10레벨 정도의 낮은 레벨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대의 전투였다. 여기서는 길드워2의 최적화에 대해 엿볼 수 있었다.

30명이 넘는 아군과 끊임없이 쏟아지는 적들의 대결은 엄청난 볼거리였다. 이때도 프레임 저하 현상은 그리 많이 생기지 않았고, 회피나 아군들의 복잡한 움직임도 제대로 잡혔다. 특히 무작위 마법 난사도 회피 기술을 잘 쓰면 제대로 피해졌다.

30분에 가까운 전투가 끝난 후에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보상이 돌아갔다. 참여 시간과 공적에 따라 보너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불만은 전혀 없었다. 이곳이 파괴된 이후에는 한동안 주변에 사악한 마법사를 숭배하는 종족이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

종족은 인간, 노른, 차르 등 3개였으며, 직업은 모두 공개됐다. 그러나 직업마다 어느 정도 무기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꽤나 자유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스킬을 얻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해당 무기를 많이 쓰면 되지만 패시브나 추가 스킬은 다른 조건으로 제공됐다.

추가 스킬은 ‘스킬 챌린지’라는 조건으로 얻을 수 있는데 매우 다양했다. 지역 내 특정 NPC에게만 받을 수 있는 이 기능은 시간 내 승리나 까마귀 알을 되찾아 둥지에 넣는 등 소소한 재미를 주는 임무들로 채워졌다. 온천에서 남자답게 한판 붙는 독특한 임무도 있었다.

이 외에도 길드워2는 기대 이상의 재미 요소로 가득했다. 쫓아가기 바쁜 다른 MMORPG와 달리 이 게임은 그 세계 속에 있다는 느낌을 많이 줬다. 임무에 대한 부담도 없었고 낮은 레벨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아 시종일관 즐거웠다.

테스트 기간 동안 게임이 다운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상당수의 참가자가 있었는 것에 비해 서버 안정화도 눈에 띄었고 초반 로딩을 제외한 이후에는 로딩이 거의 없다는 점도 좋았다. 편하게 탈 수 있는 포털이나 각종 편의사항도 인상적이었다.

뛰어난 그래픽과 현실적인 사운드, 대형 몬스터를 상대로 싸우는 전투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고해상도로 펼쳐지는 자연의 모습은 시간과 날씨 등 다양한 변화를 보여줬고 그 속에 있는 몬스터와 야생동물들은 서로의 영역을 고수하며 살아 있는 생동감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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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내용은 노출 시킬 수 없지만 위에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길드워2의 재미는 상당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을 즐긴 후 엔씨소프트가 왜 북미 시장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는지, 그렇게 자신 있어 했는지를 느끼게 됐다.

길드워2의 3차 테스트는 종료됐지만 다음 달 경 대규모 형태의 추가 테스트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이 국내 언제 나올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MMORPG에 대한 편견을 깨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